최근 경기 악화와 관련, 김진표(金振杓)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재정적자를 감수한 적극적 경기부양 의지를 시사했다.김 부총리는 10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재정 건전성도 중요하지만, 경제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건전재정에만 얽매일 수는 없다"며 재정정책을 통한 적극적 경기부양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는 올 하반기 계획된 재정의 상반기 조기집행이라는 당초 정부의 제한적 재정정책을 넘어 재정지출 확대를 감수해서라도 경기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관련기사 B1면
김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올들어 경제상황이 예상을 뛰어넘어 훨씬 악화하고 있는데다, 가계부실 등에 따라 금융정책을 통한 경기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확정된 예산의 조기집행만으로는 현재 경제상황에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며 "경기가 더 악화할 경우 일시적 재정적자도 감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올 하반기 IT(정보기술)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 의지해서는 안되고 적극적인 경기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재계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봉흠(朴奉欽)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데 재정 건전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며 "올해 예산부터 균형재정을 달성했는데, 다시 이를 무너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결론을 내리지 말고 시간을 갖고 검토해보라"며 마무리했으나 향후 정부내에서 상당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대통령은 퇴근 논란을 빚은 법인세율 인하문제와 관련, "특정세목의 세율인하 문제에 국한하지 말고 공평과세 실현, 폭넓은 세원 발굴 등 전체적인 세제의 틀에 대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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