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긋한 봄 내음을 집안 가득 채워보세요.'봄 기운이 완연한 요즘, 수도권 화훼단지에는 고운 꽃을 사려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화사한 망울을 터뜨린 아름다운 꽃을, 싸게 구입하려는 사람들이다. 겨우내 묵은 때를 벗겨내고 예쁜 봄꽃으로 집안을 꾸며보자.
양재동 공판장은 꽃 박물관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2만1,000평 부지에 400여 점포가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 시장이다. 꽃 병에 꽂을 수 있는 절화를 비롯해 묘목 씨앗 화분 정원용품 등을 두루 갖춘 '꽃박물관'이다. 대형 온실 안에 있는 120여 화분 가게는 봄 특수를 겨냥한 새 상품 진열과 판매로 분주하다.
분화 상가에서 만난 주부 김경임(45·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꽃꽂이 등을 통해 멋지게 장식한 꽃과 화분을 싸게 구할 수 있어 즐겨 찾는다"며 빨갛게 꽃핀 제라늄을 한아름 골랐다. 화훼공판장 관계자는 "경매 물량의 절반이 2∼5월에 집중된다"며 "졸업식, 입학식이 열리는 2, 3월에는 하루 평균 2억원 어치가 거래된다"고 말했다. 장미 10송이가 6,000∼1만원, 프리지어 한 묶음이 1,500∼4,000원. 시네라리아와 장미, 바이올렛, 줄리아 등은 화분당 1,500∼4,000원이다. 시중보다 20% 이상 싼 값.
양재동 보다 규모는 작지만 강동구 상일동 화훼단지도 형형색색 예쁜 꽃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60여개의 화원이 모여 있는데 계약재배 또는 농장직거래 방식으로 화초를 공급받는다. 그 때문인지 일반 화원보다 값이 30∼50% 싸고 신선도가 높다.
서북부 주민은 플라워마트
일산선 종착역인 경기 고양시 일산구 대화역 부근 경기화훼농협플라워마트는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이 많이 찾는 곳. 고양농수산물센터 안에 있는 600평 규모의 이 꽃시장은 대부분 당일 출하된 것이어서 매우 싱싱하다. 시중보다 20∼30% 싸지만 정찰제를 실시하고 있다. 화분 리본 거름 영양제 등 관련 제품을 한 자리에서 구할 수 있는 '원스톱 쇼핑'이 이곳의 자랑. 꽃과 화분, 거름 등으로 원하는 모양의 화분을 만들어 주는 분갈이 코너가 인기 있다.
봄의 전령 프리지어는 한 묶음에 1,000∼2,500원, 서양란인 호접란은 5,000∼1만원. 선인장은 종류도 50여종이나 되지만 가격도 수천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오전9시∼오후8시 문을 열며 주차장은 무료다. 주부 박선영(37·대화동)씨는 "우중충한 베란다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나왔다"면서 "대형할인매장, 농산물유통센터와 붙어 있어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과천·의왕단지는 나들이 명소
경기 과천시 과천·주암동의 과천화훼단지는 수도권 최대의 화훼생산단지다. 5,000평 규모의 수목전시장이 가까이 있어 산책, 현장학습을 겸할 수 있다. 전시장은 유실수 관상수 조경수를 판매하고 식재 관리 병충해 방재기술을 무료로 가르쳐준다. 390여 화훼농가가 절화 관엽 초화 난 관상용분재 등 1,000여종을 재배하는데 금액으로 환산하면 131억원 어치다. 과천화훼단지의 관계자는 "나들이를 겸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경기 의왕시 청계동 화훼단지는 국화 프리지어 등 절화와 야자류 등 관엽, 소품용 화분을 시중 가격의 절반 정도에 살 수 있다. 주부꽃재배교실, 전시회 등 관련 행사도 수시로 열린다. 경관 좋은 백운호수, 카페촌이 가까이 있어 주말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
160여 화훼 점포가 들어선 경기 광명시 노온사동 서서울화훼유통, 인천 서구 공촌·연희동 화훼단지도 수도권 주민의 사랑을 받는 꽃시장이다.
/글·사진=송원영기자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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