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에 따르면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숙박지는 강변에 있는 호텔이다. 그래서 세계적 명성을 가진 호텔은 거의 대부분 강변에 있다.관광 대국 태국에서 손꼽히는 오리엔탈 호텔은 수도 방콕을 가로지르는 차오 푸라이야 강변에 있다. 중국 상하이 황포 강변에는 샹그릴라 호텔과 88층짜리 진마오 빌딩을 비롯해 수많은 유명 빌딩이 즐비해 있다. 샹그릴라 호텔 꼭대기층에서 내려다보면 휘황찬란한 야경을 받으며 배가 강변을 오가는 모습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들은 "파리의 센강을 비롯하여 세계 어느 대도시를 흐르는 강에 못지않게 한강은 아름답다"고 입을 모은다. 유재익 서울대 교수도 "한강은 세계 대도시 중 서울만이 가진 최고 수준의 자원"이라고 결론을 지은 바 있다.
서울 주변에 수려한 산 뿐 아니라 한강의 장점도 잘 살려 개발하면 세계 제일의 호텔은 물론이고 각종 생활·생산·문화 시설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면 서울은 경쟁력이 있는 국제 도시가 된다. 그러나 한강 주변에 보이는 것은 아파트 뿐이고 강변을 오가는 배도 없다. '관광 자원' 한강을 놀리고 있는 것이다.
20세기 초반까지 한강은 수량이 많고 수심도 깊었다. 1866년에는 프랑스 아시아함대 사령관이던 로우즈 제독이 군함 2척을 이끌고 지금의 양화대교 지점에까지 왔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산업화를 거치며 한강 유역이 '민둥산'이 되면서 한강의 하상(강바닥)이 높아졌다. 지금도 연간 2,000만∼4,000만 톤의 토사가 한강으로 흘러내리고 있다고 한다. 하상이 높아지면서 갈수기에는 물부족과 수질악화, 홍수기에는 침수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한강을 가꾸기 위해서는 하상을 깊게 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상이 깊어지면 평시에는 지하수가 강 하천에 모여 수량이 많아져 물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수질도 좋아지게 된다. 홍수기에는 수해가 줄어들고 물관리 대책비가 대폭 절감될 것이다.
중대형 선박이 한강을 왕래하면 서울―인천지역 물류비가 절감되고 동남아 물류기지로도 활용하는 게 가능할 것이다. 한강은 개발가치가 무궁무진하다. 한강을 활용해 서울을 생산적이고 경쟁력이 있는 국제 도시로 가꾸자.
최 용 택 맑은물되찾기운동연합회 산하 물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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