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홍 교육부총리가 지난 8일 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NEIS)의 중단 내지 유보 방침을 표명하자 교육부 고위관료들이 사실상 이를 번복하고 나서는 등 NEIS 시행을 놓고 교육부 내부에서 일대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이날 오전 윤 부총리는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정관용입니다'에 출연, NEIS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유보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미 시행에 들어간 학교들도 중단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라고 답했다.
반면 같은 날 교육부 김정기 국제교육정보화 기획관은 윤 부총리의 발언에 대해 "교직단체의 의견을 들어보고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는 취지"라며 "NEIS추진계획 수정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또다른 관계자 역시 9일 "장관께서 아직 NEIS 관련 업무보고를 받지 못해 정확한 상황과 추진경과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발언한 것 같다"며 "이미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에 중단은 사실상 어렵다"고 윤 부총리의 발언을 부정했다.
하지만 윤 부총리의 발언은 'NEIS에 문제가 있다'는 뜻을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서 교육부와 전교조 등 교원단체간의 마찰에 이어 교육부 내부에서도 신임 부총리와 실무진의 의견 조율에 적지 않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교육부의 NEIS추진에 맞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반대농성을 벌이고 있는 전교조의 한 관계자는 "윤 부총리가 취임 이전에도 대구 지역 시민·사회단체나 교수, 교원단체의 의견을 많이 수렴해 NEIS의 문제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장관의 개혁 의지가 교육부 관료들에게 가로막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같은 정책 혼선으로 교육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기존 학사관리프로그램인 C/S에서 NEIS로 자료를 옮기는 작업을 이제 막 끝냈다는 서울 S초등학교의 김모(32)교사는 "그동안 NEIS에 기술적 문제가 너무 많은데도, 강행을 재촉하는 공문이 거듭돼 겨우 이관작업을 했다"며 "앞으로 누구 말을 듣고 일을 해야 할지 어지럽다"고 말했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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