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양의 프로농구 2연패는 용병선발 실패, 전희철 방출, 아시안게임에 따른 훈련 부족 등의 3가지 악재를 극복하고 거둔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는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지난시즌 우승이 특급 용병 마르커스 힉스와 최고의 포인트 가드 김승현의 합작품이었다면 이번 시즌에는 힉스와 김승현 콤비의 변함 없는 활약과 김병철의 3점포, 식스맨 박재일 박훈근이 주전급 활약으로 버팀목 역할을 해줌으로써 가능했다.
동양은 시즌 개막 전 지난시즌 리바운드왕 라이언 페리맨을 퇴출시키고 에이제이 롤린스를 영입하면서 자칫 화를 부를 것이라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김 진 감독은 높이 대신에 스피드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탄탄한 수비라인을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
김 감독은 루키 박지현을 김승현과 함께 코트에 내세우는 투가드시스템을 가동, 재미를 봤고 단신인 팀의 특성상 지역방어를 적절히 구사함으로써 높이의 한계를 극복했다.
동양에게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용병 센터 AJ 롤린스가 기량미달로 퇴출당한후 토시로 저머니를 영입했으나 초반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고 김승현, 박훈근의 부상이 잇달았다. 그러나 김승현의 공백은 루키 가드 박지현이, 박훈근의 공백은 박재일이 완벽하게 메워냈다. 더욱이 유일한 원년멤버 김병철이 고비마다 3점포를 터트리며 외곽을 책임짐으로써 선두권을 질주 할 수 있었다.
젊은 김 진 감독은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형처럼 자상하게 선수들을 다독거렸다. 지난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 동양은 개인상(통계부문)이라고는 힉스가 블록슛 부문을 낚는 데 그쳤지만 주전과 벤치멤버, 코칭스태프, 프런트가 혼연일체가 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며 우승을 일궈냈다. 더욱이 김 감독은 이번시즌 처음 실시된 지역방어에 대비해 외국서적과 비디오를 구해 연구하는 등 지장으로서의 면모도 과시했다. 김 진 감독은 지난해 10월에는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20년 만에 한국에 금메달을 안겨주고 프로농구 정상에까지 올라 농구인생중 최고의 시기를 맞고 있다.
/여동은기자
■ 김진 감독 인터뷰
"마지막 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좋은 결과를 이뤄낸 선수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9일 정규리그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동양 김 진(41) 감독은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하며 우승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소감은.
"지난시즌에 우승했던 경험이 큰 힘이 됐으며 디펜딩 챔피언으로 지킨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시즌과 비교하면.
"지난시즌보다 더 힘들었다. 지난시즌에는 바닥에서 정상으로 가서 얼떨떨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힘겨웠다."
―위기가 있었다면.
"(김)승현이 부상이나 (박)훈근이 부상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벤치 멤버인 (박)지현, (박)재일, (위)성우 등이 잘해주었다. 본인들에게도 기회로 작용한 듯 열심히 해주었고, 코트에서 열심히 해준 선수들에게 많은 신뢰감이 쌓였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열의가 대단했다. 우리 팀은 선수들간에 하고자 하는 열의가 좋고 신뢰감이 좋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량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플레이오프 대비는.
"시간이 있으니 대진할 팀을 잘 연구하고 대비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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