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각영(金珏泳·사진) 검찰총장이 9일 청와대를 정면 비판한 뒤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김 총장은 이날 밤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저를 비롯한 검찰 수뇌부가 새 정부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을 뿐 아니라, 인사권을 통해 검찰권을 통제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사가 확인되었다"고 말한 뒤 사퇴 의사를 밝혔다. ★관련기사 A2·3·4·5·6면
검찰총장이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사퇴하기는 유례가 없는 일로 향후 검찰과 정부 반응이 주목된다.
강금실(康錦實)법무부 장관은 검찰 인사와 관련, "김 총장의 사퇴와 상관없이 10일 오전 검찰 간부 인사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퇴임에 즈음하여'라는 제목의 발표문을 통해 "검찰 총수로서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부적절한 사람으로 지목된 이상 부정부패 척결이라는 총장 본연의 임무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임기중임에도 불구, 사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와 법무부에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김 총장은 이날 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통령과 검사들의 대화에서 강 장관이 거짓말로 일관했다"면서 "강 장관도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또 자신이 비리 연루 인사를 고검장 승진 대상에 추천했다는 강 장관의 발언과 관련 "문제 인사에 대해 강 장관이 먼저 '훌륭한 검사가 아니냐'고 추천해 '그러나 이런 저런 문제를 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면서 "6일 강 장관이 아무런 상의없이 인사안이 확정됐다며 검사들에게 통보하라고 해서 나는 못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