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메인 요리를 먹고 나면 달콤한 디저트가 생각난다. 가볍지만 깔끔한 디저트가 없으면 무언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 만든 게임이라도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런 때는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해 밸런스를 조정하고 좀더 재미있는 요소를 추가한 '확장팩'이 필요하다. 디저트가 맛을 완성시켜 준다면 확장팩은 게임의 재미를 완성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으로 후속작을 발표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제작비를 들일 수 있어 좋고, 유저 입장에서는 좀더 완성도 높은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좋다.PC게임의 확장팩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지만 본격적으로 제작되기 시작한 것은 '스타크래프트'의 확장팩인 '브루드워'가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부터였다. 브루드워는 스타크래프트의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종족간의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메딕, 러커, 다크템플러 등의 유닛을 추가하고 각 유닛의 공격력이나 사정거리 등을 조절했다. 확장팩이 나온 이후에 스타크래프트는 판매량이 급속히 늘어났다. 블리자드의 또하나의 히트작인 '디아블로2'도 확장팩에서 새로운 직업을 추가하고 아이템박스의 공간을 늘리는 등 변화를 주어 발매 후 가장 빠른 시일 안에 100만장 판매를 달성했다.
그러나 확장팩을 발매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따로 있다. EA의 '심즈'는 일상생활 시뮬레이션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1,500만장이라는 엄청난 판매량을 기록했는데, 현재까지 5개의 확장팩이 나왔으며 6번째 확장팩도 제작중이다.
최근에 나온 확장팩 중에는 '메달 오브 아너'의 '스피어헤드', '문명3'의 '플레이 더 월드'와 '배틀필드 1942'의 '로마를 향한 진군' 등이 수작으로 꼽힌다. 국산 게임으로는 위자드소프트가 제작한 '쥬라기원시전2'의 확장팩 '더 랭커'가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서는 세계 처음으로 아바타 개념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게이머들이 가장 고대하고 있는 확장팩은 역시 블리자드사가 개발한 '워크래프트3'의 확장팩인 '프로즌 쓰론'이다. 지난해 출시된 워크래프트3는 국내에서 40만장이 넘게 팔린 실시간 전략 게임으로, 블리자드사의 수석개발자이자 부사장인 빌 로퍼가 지난 4일 내한해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직접 확장팩을 소개하는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원작의 재미를 한 차원 높이는 수준 높은 확장팩을 만들어 왔던 블리자드인 만큼 이번에도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이머들의 중론이다. 5일부터 국내에서 베타테스트에 들어간 프로즌 쓰론은 종족마다 화려한 공격 마법을 펼치는 1개의 영웅 유닛과 2개의 일반 유닛이 추가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취권'을 사용하는 코믹한 중립 영웅도 추가돼 누구나 고용할 수 있다. 월드 에디터를 강화해 게이머가 직접 장면과 해설을 넣어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게 됐고, 클랜이나 길드, 대회용을 지원하는 다양한 배틀넷 옵션도 추가돼 멀티 플레이가 더욱 재미있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2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워크래프트3가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확장팩 발매 이후 판매량이 급속도로 늘어날지, 게임업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