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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아이들의 숨겨진 삶 - 아이의 뇌를 읽으면 아이의 미래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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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아이들의 숨겨진 삶 - 아이의 뇌를 읽으면 아이의 미래가 열린다

입력
200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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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톰슨 등 지음·김경숙 옮김 세종서적 발행·1만3,000원멜 레빈 지음·이창신 옮김 소소 발행·2만2,000원

아이를 키우는 일이란 때론 전쟁이다. 부모는 아이를 위해 좋은 일일 것이라고 생각하며 잘못을 감싸주고 지켜본다. 심하게 나무랄 때도 거기엔 적어도 애정이 녹아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게 잘하는 건가 확신이 없을 때가 많다. 또래 집단에서 보이는 아이들의 예기치 않은 행동, 팽팽한 신경전에 놀랄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마이클 톰슨 등이 쓴 '아이들의 숨겨진 삶'은 10대 초반부터 강력한 공동체를 형성해 아이들의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또래 집단을 해부한 책이다. 이 책의 핵심은 아이들의 뜨거운 우정과, 또는 집단 따돌림이 나올 수 있는 메커니즘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전형적인 놀림감인 초등학교 5학년 '촌뜨기' 케이트와 아이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는 '공주' 앤은 단짝이다. 둘의 공생에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늘 따돌림 당하는 케이트에게 앤은 주류 집단과 어울리는 가장 빠른 통로이며, 거의 이혼 상태인 부모의 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앤에게 케이트는 긴장을 해소하는 유일한 탈출구다.

저자들은 아이들의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에게 미치는 집단의 힘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 아이들의 정상적 사회관계는 부모와의 정상적 관계에서 비롯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정과 인기라는 개념이, 친밀함과 헌신에 대한 남녀 아이의 접근이 어떻게 다른지, 발달 단계에 따라 아이들의 교우관계는 어떻게 변하며 그 과정에서 겪는 심리적 혼란은 무엇인지를 매우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2년 여의 집필 기간, 80명 이상의 청소년과 부모, 교사와 나눈 대화가 풍부하게 녹아 있어 글이 살아 있다.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한 가정이라면 한번쯤 일독할 책이다.

'우리 아이는 어디에 소질이 있는 걸까?' '뭘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본 부모라면 소아과 의사로서 학습 연구에 뛰어난 업적을 내고 있는 멜 레빈의 책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이의 뇌를 읽으면 아이의 미래가 열린다'는 아이의 강점과 약점을 찾아내는 방법, 강점을 강화하고 약점을 보완하거나 피해가는 법, 이것을 미래의 삶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레빈은 아이들의 신경발달기능을 주의력조절계 기억계 언어계 고등사고계 사회적사고계 등 8가지 범주로 나누고 단계마다 아이들의 행동과 연관지어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다. 각 장마다 '아이를 돕기 위해 부모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이라는 교육 지침을 붙여 놓았다.

이 책은 학습과 관련한 기술적인 이야기를 상세하게 풀어놓고 있다. 예컨대 '아이를 바보로 만드는 것들'(67쪽)이라는 대목에서 저자는 텔레비전, 유행가 가사, 전자오락, 인터넷 정보 무작정 내려받기, 정신 없는 집안 분위기, 밤 생활, 외모 지상주의, 빡빡한 시간표, 과도한 아르바이트 등을 예로 제시한다. 결론이 좀 뻔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일방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게 아쉽다면 아쉽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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