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홍보수석실이 총체적 난조에 빠졌다.새 정부 출범과 함께 개편된 홍보·공보 시스템은 제대로 가동도 해보기 전에 거의 작동불능 상태에 빠져 있다. 여기에 더해 이해성(李海成) 홍보수석과 송경희(宋敬熙) 대변인 등 핵심 인사들도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고 있지도 못하다. 자연히 시스템 뿐 아니라 인적 요소에 대해서도 회의감이 깊어지고 있다.
수석비서관 등 취재원에 대한 개별 취재를 완전 차단했으면서도 대변인 등에 의한 브리핑이 한심한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송 대변인이 맡은 오전 브리핑은 현안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시켜놓고 끝나버리기가 일쑤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와 국정 전반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송 대변인은 기자들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대답할 입장이 아니다"는 말을 되풀이하곤 한다.
현안과 직접 관련이 있는 수석·보좌관들은 처음엔 '나 몰라라'하고 있다가 취재진의 불만이 폭발 일보 직전에 이르자 뒤늦게 오후 브리핑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여전히 오전 브리핑에는 이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고 송 대변인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탱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홍보수석실의 한 실무자는 "현안의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준비하는 송 대변인의 기민함도 부족하지만 각 수석실의 협조도 전무한 상태"라고 실토했다. 보고서 회람 등을 통해 현안에 대한 정보를 대변인과 공유하고 언론 브리핑의 방향을 비서실 전체 차원에서 논의하는 사전 단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1,2급 비서관 10명과 외신 대변인을 포함, 비서관급만 11명을 휘하에 거느리고 있어 다른 수석실에 비해 비대하다는 느낌마저 주고 있는 홍보수석실이다. 그러고도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이해성 수석에 대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할 생각은 않고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보수석실 내에 '인선과정에서의 갈등이 미묘한 불화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급기야 노 대통령이 직접 문제점을 지적하고 질책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부랴부랴 보도지원비서관이 부대변인을 겸직하고 대변인 산하에 행정관 2명을 보강하도록 했다.
또 국내언론 1,2 비서관이 홍보수석에게 올리는 보고서를 대변인에게도 제출토록 조치했으나 이것으로 문제가 해결될지는 의문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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