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앙릭 지음·김병욱 옮김 열린책들 발행·9,500원'카트린 M의 전설'이 번역됐다. '카트린 M의 성생활'로 알려진 프랑스 미술평론가 카트린 밀레의 남편 자크 앙릭이 지은 책이다. 아내가 열여덟 살 때부터의 성(性) 체험을 적나라하게 밝혔다면, 남편은 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대담하게 털어놓았다. 두 책은 2001년 프랑스에서 동시에 출간돼 커다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남편의 책은 좀 더 도발적이다. 사진 때문이다. 책에는 그가 찍은 아내의 나신 사진 30여 장이 함께 실렸다. 그러나 저자의 문장은 그 사진을 넘어서는 매력을 갖고 있다. 자크 앙릭은 1960∼70년대 후기구조주의 문화운동을 주도했던 프랑스 지식인 집단 '텔 켈 그룹'의 한 사람으로 소설가, 극작가, 미술평론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성에 대한 그의 철학적 성찰은 귀기울일 만하다. '이 만질 수 없는 육체는 하나의 오브제일까? 하나의 초상? 혹은 어떤 감동일까? 오래 지속되는 한 순간, 내가 연장하고 싶은 한 순간의 감동, 용솟음 같은 그 무엇.'
먼저 번역된 '카트린 M의 성생활'은 국내에서 '청소년 유해 간행물'로 분류돼 표지에 '19세 미만 구독 불가'라는 표시가 붙고 포장지에 싸여 판매됐다. 이런 책의 판매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하기 쉽지 않아 대형 서점에서는 이 책을 팔지 않고 있다. '카트린 M의 전설'도 마찬가지다.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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