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6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전쟁이 임박했음을 국민에게 통보한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8일 0시)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으로부터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사찰 결과를 보고 받았다.안보리 보고에 앞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뉴욕에서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을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카타르 외무장관과 잇따라 만나 미국이 영국, 스페인과 함께 제출한 이라크 관련 2차 결의안 문구 수정 방안을 논의했다.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은 "우리는 결의안 문구를 토의하고 결의안의 절차 개선에 대한 건설적인 제안을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면서 "분명히 결의안을 수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결의안에 대한 프랑스, 러시아 등의 반대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미국과 영국이 추진하는 문구 수정 방향은 이라크에 무장해제 의지를 입증할 단기간의 말미를 주는 최후 통첩 스타일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최후 통첩 기간과 관련, 미국 외교관들은 "결의안 통과 시점부터 10일간 여유를 두되, 이 기간 내에 이라크의 무장해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무력공격을 허용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뉴욕 타임스는 최후 통첩 기간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72시간이라고 보도했다. 결의안에 무장해제 시한이 포함되면 이라크전 개전 시기는 어느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블릭스 단장은 이날 안보리 보고에서 지금까지 사찰 결과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미국의 주장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블릭스 단장은 이라크가 대형 컨테이너 차량을 이용한 이동식 생화학 무기 제조시설이나 지하 생화학 무기 생산시설 및 저장시설을 갖고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가 알 사무드 2 미사일들을 파기한 것은 "구체적인 무장해제 조치"라며 "이라크가 사찰단에 적극적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이라크가 사찰단에 대량살상무기의 파기를 확증할 수 있는 보다 많은 문서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확증하기 위해서는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라크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우라늄을 획득하려 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보고 직후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 2차 결의안을 13일 표결에 부치자는 의견을 제시할 것이라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반면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은 사찰단의 보고 내용에 따라 사찰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하며 2차 결의안 표결이 현재로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개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주 초 표결 강행 여부를 두고 안보리에서는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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