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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팔 초대총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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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팔 초대총리로

입력
2003.03.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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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세르 아라파트(73)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정치적 동료인 마흐무드 압바스(68·사진)를 초대 총리로 지명했다.일단 '권력 분점'을 위한 조치이지만 앞으로 아라파트가 2선으로 물러나고 압바스가 수반 역할을 승계할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아라파트는 6일 팔레스타인 집행위원회 회의에서 압바스를 총리로 지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고위 관계자는 "공식 임명은 10일 팔레스타인 의회 총회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압바스는 "총리가 실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알아본 뒤 수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으나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파트는 '권력의 상당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라'는 미국, 이스라엘, 유럽연합 (EU) 등의 강력한 주문을 받아온데다 팔레스타인 내부의 지지율도 떨어지자 총리직 신설 등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아라파트는 당장은 수반직을 유지한 채 압바스를 전면에 내세워 '전제 권력을 휘두른다'는 비난을 잠재우려 할 것으로 보인다.

아라파트가 압바스를 후계자로 낙점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내부 역학 구도로 볼 때 압바스가 권력을 승계할 가능성이 높다. 2001년 자치정부 2인자이던 파이살 후세이니가 사망한 뒤 압바스는 아흐메드 코레이(65) 팔레스타인 의회 의장과 함께 잠재적 후계자로 거론돼 왔다.

'아부 마젠'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압바스는 현재의 이스라엘 북부 사헤드 출신으로 1996년부터 지금까지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 압바스는 모스크바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PLO에 가입했으며, 아라파트 수반과 함께 정치조직 '파타'를 설립했다.

실용주의자로 알려져 있으며 93년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함께 오슬로 평화협정에 서명했다. 인근 아랍 국가들과 서방 국가들로부터 호의적 평가를 받고 있다. 카리스마가 부족하고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약점이지만 팔레스타인 내부 기반도 탄탄한 편이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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