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카차노프 원작·윤덕주 각색 엔북 발행·9,500원미키마우스가 미국을 대표하는 캐릭터라면 러시아 대표는 체브라시카다. 30여 년 전 유리 놀시타인과 로만 카차노프 감독의 애니메이션에서 처음 등장한, 원숭이 같기도 하고 쥐 같기도 한 정체불명의 동물이다.
걸을 때마다 잘 넘어진다고 해서 러시아 말로 '쓰러지다'라는 뜻의 이름을 갖게 됐다. 그동안 애니메이션으로도 네 편이 만들어져 러시아와 동구에서 널리 사랑받았고 지난해부터 일본에서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체브라시카'는 이 귀엽고 사랑스런 친구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책이다. 로만 카차노프 감독의 애니메이션 원작을 각색, 어른을 위한 동화로 재구성했다.
오렌지 상자에서 잠이 든 채 러시아까지 오게 된 체브라시카가 낯선 땅에서 친구를 사귀는 과정을 그린다. 동물원에서 일하는 철학자 악어 게냐, 한때 KGB 스파이였다는 괴상한 도둑 할머니 샤포클락과의 만남을 통해 사랑과 우정의 가치를 일깨우는 내용이다.
"난 누구일까"(체브라시카), "우린 왜 행복하지 않을까"(게냐), "인생은 그리 만만한 게 아니야"(샤포클락) 라는 세 친구의 발언에는 러시아적 우수가 살짝 깔린 철학이 묻어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도 5월 국내에서 개봉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