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노산 이은상 선생이 어린 시절을 보낸 마산 집 옆의 노비산 청라 언덕의 감흥을 노래말로 쓴 '봄의 교향악'. 봄 언덕을 물들인 빛깔과 향기, 싱그러운 숲의 소리를 형형색색의 악기가 어우러진 교향악에 비유했다.이 봄 우리 교향악단도 저마다의 색채를 뽐내기 시작했다.
● 2003 교향악축제
19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 기념행사로 시작된 이후 15년 동안 '봄의 교향악'을 울린 '교향악 축제'가 20일부터 30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협연자가 매우 젊어졌다는 게 특징이다. '세계를 질주하는 예비 거장들'이란 부제처럼 20·30대의 떠오르는 별들의 영 파워를 느낄 수 있다.
다산 정약용의 6대손으로 각종 콩쿠르를 석권한 루실 정과 줄리어드 예비학교 수석졸업 출신인 김원, 1995년 20세의 나이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 최연소 입상한 박종화, 정통 러시아 피아니즘을 구사하는 안미현,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뉴에이지 음반을 선보인 박종훈, 17세로 최연소 협연자이자 지난해 비오티 콩쿠르 역대 최연소 1등 수상을 기록한 손열음 등 피아니스트와 뉴욕 타임스 등의 호평을 받은 백주영, 금호현악사중주단 멤버로 미국 오벌린 음대 교수인 이경선 등의 바이올리니스트, 역시 금호현악사중주단의 멤버 출신으로 세계적 매니지먼트사인 ICM 소속인 송영훈, 고(故) 예후디 메뉴인이 극찬한 이유홍 등 첼리스트까지 한결같이 쟁쟁하다.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울산 대전 전주 부산 광주 수원 인천 부천 등 서울과 지방의 10개 교향악단이 참여해 서로의 기량을 겨룬다. 서울시향은 KBS교향악단과 격년으로 참가하고 있어 이번에는 출연하지 않는다. 관객과 함께 한다는 점을 강조한 나머지 한국 창작곡은 27일 광주시향이 연주하는 박준상의 '아리랑 변주곡' 한 곡 뿐이어서 아쉬움으로 남는다. (02)580―1300
● 유라시안필의 '음악사계'
금난새가 지휘하는 유라시안필은 음악으로 사계절을 펼쳐 보이는 '음악사계'를 계절마다 펼쳐 보인다. 18일 호암아트홀에서 '봄'으로 시작하는 기획 연주회는 7, 9, 12월에 차례대로 여름, 가을, 겨울을 보여 준다. '사계'라면 으레 비발디의 곡을 생각하지만 유라시안필의 연주회는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도 함께 선보인다.
비발디가 이탈리아의 청명한 사계절을 표현했다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북구의 서정적 정서를 드러낸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원래 피아노곡을 관현악으로 편곡했다. 비발디의 사계는 마림바의 정지혜, 플루트의 정수안, 가야금의 김일륜, 바이올린의 여은정 등 협연자를 위한 편성으로 편곡됐다. (02)533―8744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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