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사진) 미 대통령은 6일 유엔 안보리에 이라크 무력사용 용인 결의안의 표결처리를 수 일내 요청할 것이라고 밝혀 이라크 개전 결정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무장 해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최종 국면에 와 있다"며 "찬성표가 얼마나 나올지에 관계없이 표결을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의 안보에 관한한 누구의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고 말해 결의안이 부결되더라도 이라크 공격을 감행할 것임을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표결처리를 통해 안보리의 효용성을 파악하기를 바란다"며 유엔에 대한 압박을 한층 강화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무장해제의 시한을 설정하려는 영국의 결의안 수정 제출 움직임에 대한 질문을 받고 "내 계획을 다 드러내지는 않겠다"고 말해 이를 지지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미사일 폐기를 '의도적인 위장'이라 규정한 뒤 "사담 후세인은 무장해제 최후통첩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쇼를 위해 몇 개의 무기를 보여주며 나머지 무기들을 숨기는 동시에 추가로 더 많은 무기를 제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후세인 대통령의 망명과 관련, "그의 망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각기 다른 국가들로부터 많은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며 "그의 망명 후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한다면 전쟁을 피하기 위한 망명 결정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대 이라크 군사행동이 시작되기 전 유엔 무기사찰단과 '인간 방패들'에게 이라크를 떠날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절묘한 시점을 택해 이뤄졌다. 부시의 연설 계획은 독일과 프랑스 외무장관이 유엔 결의안에 대한 거부권 방침을 천명한 다음날이자,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 등이 이라크 무기사찰 결과를 공개 브리핑하는 안보리 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7일 아침 전격 결정됐다.
뉴욕 타임스는 이에 대해 "한스 블릭스를 선제 공격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연설과 답변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회견장도 치밀하게 선정됐다. 부시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이 가장 공식적인 연설을 위해 사용해온 백악관내 동실(이스트 룸)에서 회견을 한 것은 2001년 10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폭격할 때 이후 18개월 만이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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