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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김영미·맞벌이주부 성연진씨 알뜰살림 노하우/"수입 50%는 저축… 집마련 집착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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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김영미·맞벌이주부 성연진씨 알뜰살림 노하우/"수입 50%는 저축… 집마련 집착안해요"

입력
2003.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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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경기 침체기에는 '(돈)버는 요령' 보다 '(돈)쓰는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 그 만큼 가계 살림을 맞고 있는 주부들의 어깨가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공부에 왕도가 없듯 '알뜰 살림'에도 정도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불황기에 보다 효과적인 가계 운영 요령은 분명 있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알뜰하게 살림을 이끌어 가는 전업주부 김영미(38)씨와 맞벌이 주부 성연진(30)씨가 공개하는 '나만의 재테크 요령'을 대담을 통해 들어본다.

김영미-저는 요즘 가급적 시장에 가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물건을 보게 되면 쓰게 됩니다. 한푼이라도 아끼려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게 최우선입니다.

성연진-맞아요. 정부 발표와 달리 실제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는 섬뜩할 정도입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번만, 그것도 살 물건 리스트를 미리 메모한 뒤 시장에 갑니다.

김-가계에 가장 큰 부담은 무엇보다 교육비 입니다. 저도 직장을 다니다 결혼 후 그만두고 미술학원을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미술학원에서 버는 수입이 대부분 아이 양육비로 나갔습니다. '이럴 바에야 살림을 알차게 꾸리는 게 낫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업주부가 됐습니다. 아이를 내 손으로 돌보면서 오히려 생활 형편은 나아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효율적으로 살림을 하느냐 입니다.

성-저는 맞벌이를 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양육인에게 맡깁니다. 그래서 남편과 함께 버는 총 수입의 15% 이상을 양육비로 지출합니다. 그 때문에 저축액이 줄어 고민 입니다. 저축은 서민들에게는 목표이자 희망입니다. 비록 적은 액수라도 형편이 되는 한 반드시 해야 합니다. 저희 부부는 각자 월 50만원씩 근로자우대저축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세금 우대가 되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김-저희도 다소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수입의 50% 가량을 반드시 저축 합니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차세대주택종합통장과 캥거루통장을 만들어 줍니다. 차세대주택통장은 아이가 커서 만20세가 넘으면 자동으로 아파트 분양을 받을 자격이 부여됩니다. 캥거루통장은 예금 이자와 상해 보험 혜택을 함께 받을 수 있어 매우 유리합니다.

성-저도 캥거루통장을 들고 있습니다. 이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보험 기능이 있어 유리합니다. 내 집 마련 계획은 어떻게 세워놓고 있으세요?

김-외환위기 이후 저희는 집 장만에는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있습니다. 저희는 25평형 임대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임대아파트는 전세가가 일반 아파트의 절반 수준입니다. 여기에 차후 주택청약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 입니다. 집 보다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성-저는 모니터 활동을 가계에 적극 활용합니다. 저희 집에 있는 아동 도서나 장난감 등은 제가 모니터 활동을 통해 무상으로 받은 것입니다. 요즘에는 온라인 모니터 모집이 많으므로 이를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저는 신문, 잡지나 유통업체에서 실시하는 응모전을 애용하는 편입니다. 올해 초 모잡지사 가구 개조 행사에 응모했다가 당첨돼 집안 붙박이 장을 무료로 장만 했습니다. 지난달에는 모 할인점에서 실시하는 행사에 응모 했다가 뜻하지 않게 1등 자동차에 당첨되는 큰 행운도 잡았습니다. 저는 가능한 한 수기 모음이나 무료 응모 행사에는 빠지지 않고 참여합니다. 처음에는 '그게 되겠느냐' 싶었는데 정성을 들여 수기를 쓰면 의외로 당첨 확률이 높습니다. 유통업체들은 미끼 상품을 걸지만 저는 그 미끼에 걸리지 않고 피해 다니면서 최대한 혜택만 누리고 있지요.

성-저는 직장 때문에 수기 참여 횟수는 적지만 장보기 전에 전단지 등을 꼼꼼히 챙기고 카드 적립 포인트를 십분 활용합니다. 카드가 많으면 씀씀이가 커진다고 하지만 절제해서 잘 활용하면 살림에 큰 도움이 됩니다. 외식 기회가 많은 맞벌이 주부들에겐 매우 유용 합니다. 그리고 1만원 이상 지출할 경우엔 반드시 현금카드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죠.

김-저는 전업주부도 자신에게 최소한의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주부도 과학적이고 경제적 사고를 갖춰야 합니다. 경제 흐름을 따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저는 공인중개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성-저도 맞벌이를 하지만 신문 경제면에 가장 관심이 있습니다. 이제 살림도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단순히 콩나물 값 일이십원 더 깎는다고 현명한 주부라고 하는 시대는 갔습니다.

김-맞습니다. 주부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전업주부에게도 수입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학 전공을 살려 과외를 한다든지, 응모전에 참여한다든지, 모니터 활동을 한다든지 길은 있습니다. 다만 찾지 않을 뿐이지요.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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