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일 근무제의 정착이 시간문제로 됐다. 기껏해야 1박 2일 여행에 만족해야 했던 여행 마니아들의 숨통이 트인다. 금요일 밤에 떠난다. 2박 2일이다. 최소한 여행지에서 두 번의 아침을 맞을 수 있다. 일정도 2박 2일에 맞춰 알차게 짜보자. /편집자주
안면도는 말 그대로 '편안히 잠자는 섬'이다. 그러나 지난 해 꽃박람회로 너무나 유명해졌다. 그림 같은 백사장 등 아름다운 경관을 지녔다. 과거에는 교통 사정이 어려워 그리 각광을 받지 못했지만 서해안고속도로가 열리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가까운 서해안 명소 중의 하나가 됐다. 특히 바닷가 모래밭이 넓고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는 가족여행지로 제격이다.
준비
가장 중요한 것은 잘 곳을 예약하는 것. 몇 년 전만 해도 안면도에는 자연휴양림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었다. 이제는 사정이 많이 좋아졌다. 꽃지해수욕장에 들어선 오션캐슬리조트(041-671-7000)를 비롯해 크고 작은 숙박시설이 많다. 펜션형 민박도 괜찮다. 민박이라고 하지만 분위기와 시설은 여느 콘도 못지 않다. 밀물과썰물펜션(9556-2809), 푸른솔민박(673-3815), 솔숲하우스(673-8852) 등이 깔끔한 숙소로 꼽힌다. 안면도닷컴(anmyondo.com)에서 숙박정보를 자세하게 소개한다.
금요일밤은 그런대로 방을 잡을 수 있지만 토요일 숙박은 예약이 많아 어렵다.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 해수욕장을 낀 마을에서는 대부분 민박을 친다. 시설은 보잘 것 없지만 바닷가의 정취를 진하게 느끼기에는 오히려 좋다.
가는 길 바로 안면도로 직행한다. 어둠이 내려 도중에 볼 것이 있어도 소용없다. 가는 길은 쉽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IC에서 빠진다. 톨게이트를 나오자마자 길안내가 친절하게 되어 있다. 29번 국도를 잠시 탔다가 96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계속 같은 방향으로 달리면 된다. 서산방조제를 넘으면 바로 왼쪽으로 섬으로 들어가는 안면대교가 나온다.
서울에서 오후 5시께 출발할 경우, 교통혼잡만 없다면 서해대교 정도에서 서해안 일몰을 만날 수 있다.
안면도에서
도착하면 밤이다. 가는 길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한 간식으로 시장기를 가시고 섬에 도착해 본격적인 저녁식사를 한다. 주말이면 안면도내 대부분의 식당이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 꽃지해수욕장, 방포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은 더욱 그렇다. 꽃지바다횟집(674-5755), 안면도회센터(673-4568), 대성식관(674-156) 등이 깔끔하다.
안면도의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대하. 지금 본격적인 철은 아니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하구이와 생선회, 매운탕으로 오감만족의 저녁식사를 할 수있다. 식사를 마치면 바닷가로 나간다. 렌턴은 필수. 철썩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백사장을 걸어다니는 게의 무리를 볼 수 있다.
이튿날 아침, 안면도자연휴양림(674-5019)을 먼저 찾는다. 유명한 안면송의 숲이다.
소나무숲의 정취는 아침에 가장 좋다. 안개라도 살짝 끼면 환상적이다. 눈을 감고 크게 숨을 쉬어 본다. 솔향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휴양림을 돌아보는데 넉넉히 잡아 1시간 남짓. 차를 타고 남쪽으로 향한다. 안면도의 기본 여행법은 새로 생긴 해안도로와 섬을 종주하는 7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해수욕장 표지를 보고 샛길로 빠지는 것이다. 섬에는 모두 11개의 해수욕장이 있다. 남쪽을 내려가면서 가능한 한 많은 해수욕장을 보고 점수를 매긴다. 그리고 올라오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해변을 선택한다. 썰물시기에 맞추면 더욱 좋다. 오후 내내 갯벌을 뛴다. 해가 뉘엿뉘엿해지면 꽃지해수욕장으로 옮긴다. 안면도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답다.
오는 길
마지막 날은 부지런을 떠는 것이 좋다. 돌아오는 길의 체증이 무척 심하기 때문이다. 안면대교 입구에 해수사우나가 있다. 뜨겁게 아침 샤워를 한다. 섬을 빠져나와 서산 B지구 방조제를 건너면 간월도. 원래는 섬이었지만 이제는 육지와 붙었다. 굴이 유명하다. 특히 청국장에 비벼먹는 굴밥이 먹을만하다. 아침식사를 해결한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다가 해미IC에서 잠시 빠진다. 해미읍성을 보기 위함이다. 옛 삶의 터가 정갈하게 보존되어 있다. 30분이면 모두 돌아본다. 늦어도 낮 1시 전에는 다시 고속도로에 진입해야 한다. 이때부터 10분 더 머물면 1시간 더 늦게 도착한다.
/글·사진 권오현기자
여행일정
출발-안면도 도착-밤바다-숙박-안면도 자연휴양림-안면도 종주-갯벌 탐사- 꽃지해수욕장 일몰-숙박-간월도-해미읍성-아산온천-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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