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가 내달 중 실시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굳힌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상당한 당내 기반을 가진 서 대표의 출마에 따라 당권 경쟁은 최병렬(崔秉烈) 김덕룡(金德龍) 강재섭(姜在涉) 의원의 3강 대결에서 '빅4'로 구도가 재편되며 치열한 혼전 양상을 띨 전망이다.서 대표는 이날 기자와 만나 "지금은 노무현 정권에 대한 강력한 대항마가 필요할 때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당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해 말 불출마 선언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당 강령과 지도체제가 바뀌는 것은 새로운 당이 된다는 의미인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고 말해 출마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와 관련, 서 대표를 지지하는 의원 및 지구당 위원장 50여명은 조만간 서명운동을 벌인 뒤 서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불출마를 선언했던 서 대표가 바로 나서기는 부담스러운 만큼 주변의 추대를 서 대표가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갖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서 대표는 이어 대규모 개인 후원회를 열어 경선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한 측근이 전했다. 불출마 약속 번복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 여론은 본인의 진솔한 사과로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서 대표의 출마는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의 측근 그룹과 고향인 충청권 및 수도권 표의 흐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개연성이 짙다. 특히 강재섭 의원쪽으로 기울었던 이 전 총재 측근 '왕당파' 의원들이 지난 대선에서 호흡을 맞춘 서 대표가 출마 쪽으로 기울자 급격히 분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총재는 지난 달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한 측근에게 "대선을 치르면서 그 사람 정말 달리 봤다"며 서 대표에게 남다른 신뢰를 표시한 적이 있어 경쟁 주자캠프에서는 양측의 교감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불출마 번복에 대한 비난과 일부 소장파 의원의 반발은 여전히 서 대표에게 큰 부담이다. 그가 이 난관을 무사히 돌파한다면 당권레이스의 선두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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