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비밀접촉의 진상 공개를 놓고 노무현 대통령과 라종일 안보보좌관이 이틀째 혼선을 빚었다. 6일 수석·보좌관 회의가 시작된 직후 노 대통령이 "어제, 오늘 다사다난한 일이 많았다. 진대제(陳大濟) 장관, 라 보좌관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많았다"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이를 듣고 있던 라 보좌관은 "제가 공개적으로 얘기하겠다"고 나섰다. 현장 분위기상 노 대통령의 말을 질책으로 들었기 때문에 나온 반발성 행동으로 보이기에 충분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비공개로 하세요. 조금 삭여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동을 걸었다. 그런데도 라 보좌관이 자신을 3인칭으로 표현하며 "라 보좌관 문제는…"이라며 다시 말을 하려 하자 노 대통령은 언성을 약간 높이며 "비공개로 합시다. 남북관계 문제 보고해 주세요"라고 다시 제지했다. 전날 회의 때 노 대통령이 "밝힐 것이 있으면 공개적으로 밝히라"고 말하자 라 보좌관이 "그럴 사안이 아니다"며 반대했던 상황이 역전된 셈이었다.
이에 대해 송경희(宋敬熙) 청와대 대변인은 "라 보좌관이 공개하려는 것을 노 대통령이 말린 것이 아니라 라 보좌관이 약간 감정이 앞선 상태인 것 같아 노 대통령이 이를 진정시키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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