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소년 만화 2권이 복간됐다. 신문수의 명랑만화 '도깨비감투'(여명미디어)와 로봇메카물의 원조인 이시노모리 쇼타로의 '사이보그 009'(전2권·시공사). 흑백 TV도 드물었던 30여년 전 동네 꼬마들을 만화가게 연탄난로가로 끌어 들였던 명작들이다.투명인간과 사이보그를 각각의 소재로 한 두 만화는 소년들의 과학적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분위기는 대조적이다.
제사를 지내다가 조상 할아버지로부터 도깨비 감투를 얻은 주인공 혁이가 친구들을 골탕 먹이고 숙제를 대신 해주는 등의 내용을 담은 '도깨비감투'는 토속적이다. 아주 오래 전부터 도깨비감투 이야기가 유포됐던 것을 보면 우리 조상들도 투명인간이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던 모양이다. 착한 일을 할 때만 도깨비 감투의 위력이 발휘되는 것도 옛날 스타일이다.
몸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사이보그의 세계를 그린 '사이보그 009'는 1967년 일본에서 고단샤(講談社) 아동만화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당시 SF물의 대표작이다. 2차 대전후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사이보그를 이용해 세계를 정복하려는 '검은 유령단'과 반란을 일으킨 사이보그들이 대결을 펼친다. 아기의 모습이지만 천재적 전자 두뇌를 가진 사이보그 001, 마하 5의 속도를 낼 수 있는 002, 어떤 모습으로도 변신할 수 있는 007 등 독특한 능력을 지닌 사이보그와 이들을 지휘하는 사이보그 009의 활약은 많은 어린이들의 넋을 빼앗았다. 요즘 어린이들도 30년 전 어린이들이 느꼈던 감동과 재미를 맛볼 수 있을까.
/남경욱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