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쫓을 것인가, 말 것인가.' 국가인권위원회가 뜻밖의 손님들 때문에 곤혹스런 처지가 됐다. 최근 사회단체들의 점거농성이 잇따르고 있지만 야박하게 내쫓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대로 둘 수도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지난달 27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 대표 등 20여명이 서울시청앞 금세기빌딩에 있는 인권위 11층 휴게실에서 농성을 시작한 데 이어 3일에는 전교조 대표 20여명이 7층 회의실을 점거했다. 이들은 각각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 교육부의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시행과 관련해 진정을 제기한 뒤 "우리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인권위의 입장은 강경하다. 인권위가 엄연한 국가기구로서 불법 농성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 인권위 관계자는 "강제로 내쫓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통보하는 우리 입장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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