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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황제" 무대뒤로

입력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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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막된 중국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마지막 '정부 사업 보고'를 하는 주룽지(朱鎔基) 국무원 총리의 모습은 75세 노인답지 않은 카랑카랑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감회가 서려 있었다.보고가 시작되자 단상의 대표들은 물론 주변 방청석과 2, 3층 취재석에서도 우레와 같은 박수가 30여초간 이어졌고 연설 도중에도 계속 박수가 터져나와 깨끗이 떠나가는 노정객을 위로했다.

朱 총리는 보고의 대부분을 총리 재임시 이룩한 경제업적 회고에 할애했다. 국내총생산(GDP)이 1997년 7조4,000억 위안에서 지난해 10조2,000억 위안으로 늘어났고 연 평균 7.7%씩 경제가 성장했다고 수치를 제시하며 치적을 강조하는가 하면 국민생활 수준이 소강(小康·먹고 살 만한 사회) 상태이며 서부 대개발도 건실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중국 경제의 놀라운 성장 발전은 중국 경제의 황제로 통하는 朱 주총리의 이념과 주도에 힘입은 바가 크다. 91년 상하이(上海)시 경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능력을 높이 평가한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부총리로 발탁된 이후 명실상부한 중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그는 89년 천안문 사태로 고립된 중국을 특유의 뚝심과 신뢰감으로 세계에 세일즈함으로써 서방 자본가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그에게 더 어려웠던 것은 내부의 개혁·개방 반대론자, 보수주의자, 원로들을 설득하는 작업이었는지 모른다.

특히 그는 중국의 고질적 병폐인 부패방지에도 진력했다. 상하이 시장 재임시에는 간부들에게 자신도 문제가 있을 경우 죽을 각오가 돼 있다며 "내 관도 함께 준비하라"는 말을 남겨 회자되기도 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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