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전쟁영웅 김영옥(83·오른쪽) 미 육군 예비역 대령이 방한해 한국전쟁 당시 자신이 돌봤던 고아원 출신 2명과 50여년 만에 해후했다.김씨는 4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 식당에서 고아원 출신 문관욱(64· 전 신용협동조합 이사장)씨와 조영자(여· 58)씨를 만났다. 반세기 만에 만난 이들은 서로 쉽게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전쟁 당시 고아원의 기억을 떠올리며 이야기 꽃을 피웠다.
미주한인 이민 100주년기념 '이민 영웅'으로 뽑힌 김 대령은 1951∼52년 미육군 7사단 31연대 제1대대장(소령)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한국 고아들을 돌보게 됐다. 길에 버려진 아이를 인근 '경천애인사'라는 고아원에 데려다 줬다가 당시 군목의 제안에 따라 그 곳 고아원생 192명과 인연을 맺은 것. 전쟁이 끝난 뒤 이들과 소식이 끊겼으나 김씨가 자신들을 애타게 찾는다는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한 문씨와 조씨가 연락을 보내와 이번에 재회가 이뤄졌다.
미국 이민 2세로 LA에서 태어난 김 대령은 미 사상 최초로 전선에서 대대장을 지낸 최초의 유색인 장교로 한국전쟁에서 은성, 동성 무공훈장을 받았다. 지난 1월 한국정부가 수여하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기도 한 그는 5일 열릴 KBS 해외동포상 시상식에서 '사회부문' 수상자로 결정됐다.
72년 예편한 뒤 LA에서 여성과 청소년을 위한 기관을 설립하는 등 사회봉사활동을 해 온 그는 "주변 사람들이 이젠 힘들게 일할 필요가 없다고 나한테 말할 때마다 나는 '내가 도울 수 없게 될 때까지 남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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