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생물학테러에 대비, 천연두 백신을 다량 확보하고 조만간 필수요원을 중심으로 접종할 계획이라고 알려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1980년 공식적으로 지구상에서 '소멸된 질병'이라고 선언했던 천연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의 경우 79년 중단된 천연두 예방접종을 23년 만에 재개하는 셈이다.
천연두는 77년 마지막으로 보고된 이후 단지 세계각국의 실험실에서만 보유해 온 바이러스이다.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송재훈 교수는 "미국 질병관리센터(CDC)는 천연두 바이러스를 카테고리 A, 즉 대규모로 확산돼 공공보건에 매우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바이러스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연두는 고열 근육통 피부 발진에 이어 곰보형태의 반흔이 생기는 질병. 대개 천연두 바이러스에 접촉한 후 7∼17일 내에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송교수는 "치사율은 30%정도이나 회복되더라도 평생 얼굴 등에 곰보 자국이 남는 후유증이 있다"고 밝혔다.
천연두는 직접 접촉에 의해 전파되는데, 공기 중에 살포되면 약 90%는 24시간 내에 자연 소멸된다. 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는 전파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무서운 점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는 것. 예방은 백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일단 백신을 맞으면 3∼5년간 효과가 유지된다. 또 천연두에 노출된 지 3일이내에 백신을 맞으면 발병이 예방되든지 증세가 완화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60년대 천연두 예방접종을 받았던 30∼50대 성인은 현재 면역력을 갖고 있지 않다.
부시 미대통령은 2002년 12월 백신예방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군사요원과 의료요원에게 1차로 접종하고 궁극적으로는 전미국인에게 접종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 ABC방송 바바라 월터스와의 인터뷰에서 부시 미대통령은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강제적인 아닌 자발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천연두에 노출될 위험성이 큰 군인이 첫대상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 대상은 미국 약 5,000개 병원에 근무하는 응급치료 요원 가운데 100여명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소방관, 구급차요원, 경찰 등으로 순서가 정해졌다. 또 2004년까지는 미국내에선 일반인도 원한다면 접종받도록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미정부는 면역기능이 저하된 암환자나 에이즈환자는 접종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또 18세 이하도 금하고 있다. 미국은 생물학 무기를 사용하는 테러공격에 대비, 현재 7,500만명분의 백신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안전성 여부. 미 의료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자 100만명당 1∼2명이 사망할 수 있으며 1만명당 1명은 심각한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지금의 예방백신으로 변종 천연두를 과연 100% 예방할 수 있느냐는 문제도 논란거리다.
/송영주 편집위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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