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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호전성 통렬한 비판 / 반전만화 "전쟁중독" 번역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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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호전성 통렬한 비판 / 반전만화 "전쟁중독" 번역 출간

입력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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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그토록 이라크 공격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속내를 적나라하게 폭로하는 반전(反戰) 만화가 번역·소개됐다. '전쟁중독'(원제 Addicted To War· 조엘 안드레아스 지음·평화네트워크 옮김·창해발행)은 건국 당시부터 지금까지 미국 역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 군사 패권주의의 본질을 만화 형식으로 또렷하게 드러냈다.

10년 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직후인 1992년에 처음 나온 이 만화는 9·11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몰두하던 지난해 4월 개정판이 나왔다. 이라크 공격을 대를 이어 수행해야 할 가문의 사명으로 여기는 부시 대통령 부자와 2대의 악연을 맺은 셈이다.

이 만화는 미국의 전쟁 중독이 건국 지도자들에게서 비롯한 것으로 본다.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한 이들은 기독교도인 자신들이 북미 대륙 전역을 지배하도록 신에 의해 선택 받았으며 이는 운명이라고 믿었다.

이런 생각은 독립 당시부터 1세기 동안 아메리카 인디언에 대한 핍박과 서부로의 영토 확장 논리로도 사용됐다. '명백한 운명'의 신봉자들은 북미 대륙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와이, 필리핀을 시작으로 세계 도처에서 전쟁을 벌였으며 현재의 '워싱턴 지휘부'도 이를 계승했다.

"나는 미군에 복무한 33년 4개월의 대부분을 대기업이나 월가 은행가들의 고급 호위병으로 일했다. 한마디로 말해 자본주의를 위한 협박꾼, 깡패였던 셈이다." 1900년대 초 미 해병 원정대 지휘관으로 이름을 날렸던 스메들리 버틀러 장군의 회고는 솔직하다.

그는 1914년 석유자본을 위해 멕시코에, 1916년에는 설탕기업을 위해 도미니카에, 1903년에는 열대농작물 회사들을 위해 온두라스에 개입했으며 1927년에는 중국에서 스탠더드 오일을 도왔다. 1983년 그레나다 침공 당시 조지 슐츠 국무장관은 "좀 괜찮은 부동산"이라고 침공의 값어치를 매겼다.

이 책은 테러와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한 전쟁이란 명분을 내걸고 있는 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공격 움직임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가 고갈되기 시작한 데 위기를 느낀 미 석유산업이 매장량 세계 2위인 이라크 석유를 장악하기 위해 벌이는 책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미국인을 위한 것이다. 미 정부가 하루 100만 달러의 군사비를 쓰게 될 군사 행동이 미국인에 강요할 희생을 강조하면서 전쟁중독 환자를 몰아내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초등학생 시절 부모를 따라 베트남전쟁 반대운동을 하며 반전주의자가 된 저자 안드레아스는 "미국인들이 피비린내 나는 치욕적 역사에 대해 배울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자동차공장과 인쇄소 등의 노동자를 거친 그는 현재 중국혁명을 공부하며 사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올 가을부터 존스 홉킨스대에서 강의를 맡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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