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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류 감독 NFC방문

입력
2003.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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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음식을 잘 먹는 한국 선수들은 정말 용감하다. 뭐든지 잘 하리라 믿는다." 꽃샘 추위가 한풀 꺾인 5일 경기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움베르투 코엘류(53) 축구대표팀 감독은 음식 이야기로 한국 축구를 풀어나갔다. '풀뿌리 축구' 파악에 여념이 없는 코엘류는 이날 부천과 청소년대표팀의 평가전을 지켜본 뒤 "젊은 선수들의 패기찬 모습을 보니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정조국이 최성국의 코너킥을 받아 오른발 슛, 네트를 가른 데 대해 "만족할 만한 수준급 콤비플레이"라고 칭찬했다. 청소년팀은 2―0으로 이겼다. 그러나 "30m 이내 짧은 패스가 자주 끊기는가 하면 득점 기회도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며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경기 시작 20분전인 오후 2시40분, "연습 장면도 보고 싶다"며 그라운드에 나타난 코엘류는 '헬로'라고 인사말을 건네는 등 이웃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을 드러냈다.

한국 축구 따라잡기에 나선 코엘류의 키워드는 변화와 융합이다. 전날 국수전골과 비빔밥을 먹으며 고추장의 매운 맛을 경험한 코엘류는 이날 스파게티와 돔 구이로 배를 채운 뒤 '퓨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체력과 스피드를 중시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남성미'에 라틴 유럽의 기술을 바탕으로 한 섬세함과 유연성을 접목시킨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았다.

"나도 압박 축구를 좋아한다"는 그는 대세에 거역하지 않으면서도 힘과 조직력의 유럽축구와 개인기의 남미축구를 융합해야 한다며 '변화'를 강조했다.

월드컵 4강 신화에 빛나는 한국축구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켜야 하는 간단치 않은 사명을 떠맡은 코엘류는 철저한 자료분석과 현장체험이라는 발품을 통해 점점 한국 축구를 이해해가고 있다. 한국 경기를 비디오로 되풀이해 보면서 '송종국은 피구의 스토커다', '이천수는 창조적 플레이와 쇼맨십에 능하다', '박지성은 지구력이 뛰어나다'는 등의 평가를 빼놓지 않았다.

4일 외국인 등록을 마쳐 진짜 '한국인'이 된 코엘류는 낙천적인 기질을 타고 났지만 일에 있어서는 룰과 원칙을 사랑하는 '성실맨'이다. 박성화 청소년 감독 겸 대표팀 수석코치는 "24시간 내내 한국 축구만 연구하는 것 같다. 카리스마와 냉철한 결단력도 돋보인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선수들은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 코엘류는 유명 선수도 준비돼 있지 않으면 출전시키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군기잡기'의 고삐도 늦추지 않고 있다.

데뷔 무대인 29일 콜롬비아와의 A매치(부산)를 앞둔 코엘류는 "공을 뺏기지 않으면 이길 수 있다"며 여유를 부리고 있지만 내심 필승전략을 짜느라 밤잠도 설치고 있다. 핸디 4로 80대 중반인 히딩크보다 골퍼 실력이 뛰어난 코엘류는 다음달 한국 그린에도 데뷔할 작정이다.

/파주=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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