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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심 기르고… 활력찾고 "24시간 달리기"가 최고죠" / 국내신기록 보유 김현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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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심 기르고… 활력찾고 "24시간 달리기"가 최고죠" / 국내신기록 보유 김현수씨

입력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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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기의 미덕을 배우고 삶의 활력을 찾고 싶은 분들에게 24시간 달리기를 권합니다." 지난해 11월 경기 부천종합운동장에선 '제1회 대한민국 24시간 달리기 대회'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경기가 열렸다. 본부석 주위에 모인 참가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러너(선수) 7명이 출발 신호와 함께 트랙을 돌기 시작했다. 오후 3시에 시작한 경기는 다음날 오후 3시에 끝났다. 꼬박 24시간 동안 4시간마다 역주행을 반복해 모두 6번을 도는 동안 내내 선두를 지킨 러너는 김현수(金賢秀·45·산림청 산림보호과장)씨. 그는 이날 24시간 달리기 국내 신기록(202.5㎞)을 냈다.24시간 달리기는 트랙이나 도로를 24시간동안 누가 더 많이 달리는가로 승부를 결정짓는 경기. 김씨의 완주 거리가 200㎞를 넘으므로 마라톤(42.195㎞)의 무려 5배 거리를 뛴 셈이다. '마라토너가 울고 가는 스포츠' '울트라 마라톤'으로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900년대 유럽 도박꾼들이 내기 경기로 창안, 비인간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됐다가 1980년대 초 국제 표준을 갖춘 스포츠로 다시 등장했다.

60㎏의 평범한 체구의 그는 '100 ㎞를 10시간 안에 완주한 기록이 있어야 한다'는 조건에 미달해 당시 대회에 참가조차 불투명했다. 그러나 참가인원이 정원에 모자라 운좋게도 자리가 생긴 것. "경기 도중인 새벽 3시께는 졸음을 참지 못해 휴식 구간에 앉자마자 졸음에 빠졌다가 서포터로 참가한 집사람(이진옥·李眞玉·39)의 격려로 다시 트랙에 나섰지요."

김씨가 24시간 달리기를 시작한 때는 2001년 9월 초. 부인과 딸 셋을 둔 행복한 40대 가장이자 능력을 인정받는 4급 공무원이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지독한 허무감에 시달리고 있다. "인생이 어디로 튈지 몰라 재미있었던 30대와 달리 불혹을 넘기니 앞으로 가야 할 인생의 방향이 정해진 것같아 답답했습니다. 게다가 체중이 75㎏까지 불어나 마음과 몸의 고통을 한꺼번에 해결해줄 무언가가 절실했습니다."

그는 아침 6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집 근처의 대전시 강변공원에서 달리는 습관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다. 100m는 달리고 100m는 걷는 방식으로 매일 10㎞를 달리는 일과를 24시간 달리기 동호회 홈페이지(www.koreanultrarunners.com)에 올리고 있다. 지난해 개설된 이 사이트는 국내 동호인 1,000여명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24시간 달리기가 노약자나 청소년에게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30, 40대에게는 자신감을 찾는데 최고"라며 "24시간 달리기를 하고 나서 체중이 15㎏이나 빠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8일 대만 대북시 쓰초우에서 열리는 세계 24시간 달리기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가한다.

/이민주기자 mjlee@hk.co.kr

사진=류효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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