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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어른들은 못듣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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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석제의 길위의 이야기] 어른들은 못듣는 소리

입력
2003.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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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은 나면서부터 쇠퇴한다. 갓난아기는 16에서 6만Hz에 이르는 음파를 알아낼 수 있다. 사춘기에는 상한이 2만Hz로 떨어지고 60세에 이르면 1만2,000Hz로 떨어진다. 현대의 하이파이 시스템은 최고 초당 2만Hz까지 효율을 낼 수 있다. 중년의 가장이 거액을 처들여 오디오 시스템을 장만해도 그것을 제대로 들을 수 있는 사람이 어린 아이들밖에 없다는 걸 알면 울화통이 터질 것이다. 185㏈의 소리로는 고막을 터뜨릴 수 있고 150㏈의 소리를 오래 들으면 영구히 귀머거리가 된다." (데스몬드 모리스의 '몸')얼마 전에 목격한 사람의 차 안에 있는 오디오시스템은 수십 개의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180㏈의 출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귀가 상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그는 사격장에서 쓰는 귀마개를 내보였다. 귀마개를 하면 음악이 안 들린다? 그는 음악을 진동으로 느낀다고, 곧 온몸으로 음악을 듣는다고 몸짓으로 답했다. 귀만이 아니다. 미각, 후각, 시각, 촉각, 소화기, 혈관계, 그리고 지각(知覺)이 세월과 함께 낡아간다. (아예 나면서부터 지각이 없는, 몰지각한 사람도 있으니 그보다는 나은 셈인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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