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가계 빚은 439조원으로 1년 사이 100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또 가구당 빚은 2,915만원으로 전년 말에 비해 612만원 늘어났다.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2년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대출과 외상구매 등을 포함한 가계 빚 잔액은 439조1,000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28.5%(9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75%에 달하는 것이다.
가계 빚 잔액은 1998년말 183조6,000억원, 2000년말 266조9,000억원, 2001년말 341조7,000억원으로 급증한 뒤 작년엔 더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가계 빚이 크게 증가한 것은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데다 신용카드사의 카드론·현금서비스도 대폭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계 빚 증가폭은 1·4분기 26조5,000억원, 2분기 29조3,000억원 등으로 급증하다가 3분기(26조8,000억원)부터 둔화하기 시작해 4분기엔 14조8,000억원으로 크게 진정됐다. 가구당 빚 잔액은 2,915만원으로 전년말 2,303억원에 비해 26.5% 증가해 3,00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게 됐다.
가계 빚 중 가계대출은 391조1,000억원으로 28.9% 늘었고 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 등의 외상판매 잔액은 47조9,000억원으로 25.7%(9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은행대출도 222조원으로 전년 말보다 41.7% 급증했고,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기관 대출은 57조1,000억원으로 30.7% 늘었다.
/남대희기자 dh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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