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최근 미국의 통상압력에 굴복, 외국산 농산물에 대해 의무적으로 표시토록 규정된 '유전자변형 표시의무'를 미국산 생감자에 대해서는 면제해 주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또 한국 정부가 국산 기술인 '위피(WIPI)'를 무선인터넷 표준으로 정하려던 당초 방침에서 대폭 후퇴, 미국이나 세계무역기구(WTO)의 동의 없이는 무선인터넷 표준을 정하지 않기로 하는 등 미국의 전방위 통상압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4일 발표한 '2002년도 연례 업적보고서'에서 미국산 수입농산물에 대한 유전자변형 표시의무 규정을 완화해 달라는 USTR의 계속된 요구로 최근 한국 농림부가 미국산 생감자(Fresh Potatoes)를 유전자변형 표시의무 품목에서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다. USTR은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산 수입 쌀의 소매판매 금지를 해제해 줄 것도 강력하게 요구 중이라고 밝혔다.
USTR은 또 한미간의 최대 통상현안으로 떠오른 통신협상에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USTR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무선인터넷 플랫폼 표준으로 위피를 지정한다는 방침에서 후퇴, 미국의 양해나 WTO를 통한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는 위피를 표준으로 정하지 않겠다고 양보했다.
USTR은 "한국 정부가 2003년 미국산 자동차 구매촉진을 위해 50대의 미국산 승용차를 추가로 구입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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