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 스포츠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이라크 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쟁터'인 중동은 물론 유럽 과 일본 등 지구촌의 스포츠 빅 이벤트가 타격을 입고 있다.국제축구연맹(FIFA)은 25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개막하는 세계청소년선수권과 관련, "이라크전이 발생하면 연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축구협회도 4일 '포화'속에 선수단의 안전이 보장되겠느냐며 "개전이 늦춰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아예 7일부터 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유럽프로골프투어 두바이클래식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UAE는 이라크와 1,500㎞나 떨어졌지만 우즈는 "민감한 시기에 두바이로 가는 건 무모하다"고 말했다. 독일 출신의 슈탕게 이라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14일 일찌감치 귀국길에 올랐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와 2년간 620만달러에 계약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방향을 바꾼 메이저리그 강타자 케빈 밀러는 "전쟁 때 해외에 있는 건 위험하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프로 선수들의 해외원정도 움츠러 들고 있다. 25일 일본 도쿄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치를 예정인 오클랜드 어슬랙티스의 투수 팀 허드슨은 "미국인은 도처에서 (테러의) 타깃이 될 수 있다"며 일본행을 못마땅해했다.
다음달 5일 미프로풋볼(NFL) 유럽 리그 개막을 앞둔 일부 선수들도 "유럽은 안전지대가 아니다"며 참가를 꺼리고 있다. 한편 맨해튼빌 대학 여자 농구 선수들이 외교정책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민의례 때 성조기를 외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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