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고 국가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의회) 10기 대회 1차 회의가 5일 각 지역과 직능대표 2,985명이 참석한 가운데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개막된다. 전인대는 이번 회기에서 국가주석, 전인대 상무위원장, 국무원 총리 등 국가기구 요직을 장쩌민(江澤民)을 정점으로 하는 제3세대 지도부에서 제4세대로 교체할 예정이라 국내외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18일 폐막까지 전인대가 처리할 국무원 기구개편 등 18개 안건은 향후 5년간 신정부의 정책방향을 가늠할 바로미터 역할을 하게 된다.최대 관심사는 역시 요직 인사. 江 주석이 국가주석직과 당중앙군사위 주석직을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에게 이양, 胡 총서기가 당과 국가권력을 명실상부하게 장악할 것인가가 초점이다. 서방과 홍콩언론에 의하면 江 주석은 국가주석직은 이양하되 군사위 주석직은 2,3년간 유지, 국가 중대사에 간여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가 됐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은 전인대 개막 이전 2차 당중앙 전체회의(2중전회)를 통해 이미 요직 인사내용을 결정했다. 권력서열 2위인 전인대 상무위원장에는 우방궈(吳邦國) 부총리가 퇴진하는 리펑(李鵬) 위원장 뒤를 잇는다. 서열 3위인 총리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상임부총리가 주룽지(朱鎔基) 총리를 계승한다. 4위인 전국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에는 3일 개막된 정협 전체회의에서 江 주석 측근인 자칭린(賈慶淋) 전 베이징 당서기가 선출됐다.
또 江 주석의 분신격인 쩡칭홍(曾慶紅) 당 서기처 서기가 국가부주석에, 역시 오른팔인 황쥐(黃菊) 정치국원이 상임부총리를 맡아 재정·금융분야를 총괄한다. 이밖에 후이량위(回良玉) 전 장쑤(江蘇)성 서기는 농업담당부총리, 우이(吳儀) 정치국원은 대외무역담당 부총리, 쩡페이옌(曾培炎) 국가발전계획위원회 주임은 국가체제개혁 담당 부총리로 내정됐다.
첸지천(錢其針) 외교·대만 담당 부총리는 은퇴하며 외교담당 부총리직도 없어져 부총리는 5명에서 4명으로 축소된다. 대신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승진, 외교 전반을 총괄한다. 후임 외교부장에는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 부부장이 승진한다.
현재의 29개 국무원 부처를 22∼23개로 통폐합할 행정기구 개편도 주요 관심사다. 골자는 국가발전계획위원회, 국가경제무역위원회, 대외경제무역경제합작부 등을 체제개혁판공실과 통폐합해 국가개혁발전위원회, 국유자산관리위원회, 상무부 등으로 개편하는 것이다. 또한 철도부나 교통부 등 업무가 비슷한 곳은 통합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인대의 특징을 연소화, 전문화, 전문 직능화, 전문 지식화 등 4화(化)로 꼽는다. 지난해 11월 공산당 16차 전국대표대회(16大)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평균연령이 3.3세 젊어지고, 혁명당에서 집권당으로 변신을 시작한 노선변화가 전인대에서 추인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16大에서 칭화(淸華)대 출신 등의 전문가와 고학력 그룹이 지도부로 대거 진입한 데서도 나타난다.
전인대 대표단 구성은 공산당원이 전체의 73%를 차지하고 있으나 비공산당 계열이나 무당파 인사도 480명으로 16%나 된다. 또 정부와 당 관료가 32.4%, 지식인 21%, 노동자와 농민 18.5%순이다. 민족별로는 조선족 등 소수민족 대표가 14%인 415명에 달했고 여성대표는 20%를 차지했다.
/베이징=송대수특파원 ds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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