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의회가 미군 주둔을 거부하는 결정을 내린 데 따른 여파로 터키 주가와 리라화(貨)가 동반 폭락했다. 터키는 반전 여론을 따라 명분을 선택했으나 경제적 충격이 적지 않아 딜레마에 빠졌다.터키 의회가 1일 이라크전에 투입될 미군의 터키 영토 사용을 허용하는 안건을 부결 처리한 뒤 3일 개장된 터키 증시에서 주가지수는 12.5% 포인트나 급락했다. 지난달 28일 종가가 1만1,574였던 것이 1만128로 떨어진 것이다. 주가 분석가들은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심리적 저지선인 1만선이 곧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 통화인 리라화도 이날 유로화와 달러화에 대비해 5%이상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처럼 증시 등이 휘청거린 것은 미국의 경제 지원 기대 심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군의 터키 기지 사용이 허용될 경우 미국은 터키에 60억 달러의 지원금을 비롯, 150억 달러 정도의 직간접 경제지원을 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압둘라 굴 터키 총리는 "의회 결정과 관계 없이 국제통화기금(IMF)이 터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경제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터키 시장의 불안감이 조기에 해소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터키는 현재 IMF의 특별지원을 받고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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