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주들의 중국 잔칫상에 황사바람이 불어닥칠 전망이다.지난해 '차이나 플레이(중국특수)'로 톡톡히 재미를 봤던 휴대폰 업체들이 최근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나 예전 같은 호시절은 누리기 힘들게 됐다. 새로 등장한 악재는 대만 변수와 중국 업체들의 단가 하락 요구이다.
최근 중국 휴대폰업체들을 방문한 LG투자증권 노창근 연구원은 "중국의 휴대폰 판매업체들이 외주제작 협력업체로 한국과 대만업체들을 경쟁시키면서 단가를 계속 떨어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노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대만산 휴대폰은 디자인이 한국산보다 떨어지는 대신 저가를 무기로 국내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에게 대만보다 더 무서운 위협요인은 중국 현지 판매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다. 현재 중국시장에는 닝보버드, TCL, 케지안, 레전드, 하이어, 이스트콤 등 20여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이들이 내세우는 무기는 낮은 가격. 선두주자인 닝보버드와 TCL이 후발업체들과의 격차를 벌이기 위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격 내리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노연구원은 "중국 업체와 제휴를 맺고 휴대폰을 수출하는 LG전자, 팬택, 텔슨전자, 세원텔레콤 등은 중국 시장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에서 휴대폰을 생산해 공급하므로 다른 업체에 비해 수익성 하락폭이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금융그룹인 ING도 최근 중국시장에서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휴대폰을 판매하는 한국업체들의 좋은 시절은 끝났다고 보고 올 매출의 61%를 중국에 의존하는 팬택과 올 매출의 44%를 중국에서 올릴 예정인 텔슨전자의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내렸다. ING는 중국시장의 경쟁심화 및 가격인하 압력이 한국 업체들의 수익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며 팬택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보유'로 내리고 목표주가도 1만4,6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ING는 같은 이유로 텔슨전자에 대한 투자의견도 '매도'로 떨어뜨리고 목표주가를 2,900원으로 내렸다. 이후 관련주가는 4일까지 팬택은 10%, 텔슨전자는 5%이상 하락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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