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 호주 연합군의 30만 병력이 걸프 지역에서 이라크 공격 태세를 완료, 출동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터키 의회의 미군 주둔안 거부에 따른 일부 작전 차질, 2차 유엔 이라크 결의안 처리의 진통과 세계적 반전 분위기에도 사실상 전쟁 준비를 마친 3개국 연합군은 이르면 3월 중순 이라크 공격을 강행할 태세다.작전 및 전쟁 준비 태세 이번 이라크 공격 작전은 미군의 막강한 화력과 기동력, 정밀 타격의 이점을 이용, 지상전과 공중전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1991년 걸프전 당시의 중무장 기갑 화력과 1989년 하룻밤 사이에 이루진 파마나 침공 작전의 기동력,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보였던 초정밀 폭격을 결합, 일시에 40만 이라크 군을 무력화한다는 것이 이번 작전의 핵심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2일 이라크전 통합 총사령관 토미 프랭크스 대장이 지난 주 카다르의 지휘본부에서 육·해·공군 및 해병대와 특수군 사령관들과 이 작전에 대한 최종 점검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미 미국을 주축으로 한 영국, 호주 연합군 병력 22만5,000여명이 이라크 남부 및 북부 전선에서 집결해 있으며 이라크 북부로 진격시키기 위해 대기시킨 6만5,000여명까지 합하면 30만명에 가까운 병력이 전투태세를 마친 셈이다.
또 콘스텔레이션호 에이브러햄 링컨호 키티 호크호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해리 트루먼호 등 5개 항모 전단이 걸프 지역에 머물고 있거나 발진 중이며 수백 대의 항모 탑재 최신예 전투기, 수천기 이상의 첨단 미사일도 이라크를 겨누고 있다.
터키 공격로 차단과 플랜 B 미군 주둔을 거부한 터키 의회의 결정으로 6만5,000명의 지상군을 이라크 북부로 투입하려던 계획은 일단 암초에 부딪쳤지만 미국은 대안으로'플랜 B'를 상정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밝혔다.
터키가 끝내 미군 주둔을 거부할 경우 미국은 병력과 장비를 쿠웨이트 지역을 통해 이라크 북부 전선으로 공수하게 돼 전비 상승과 기동력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랭크스 사령관은 중무장 부대인 육군 4보병사단을 터키에서 이라크로 침투시키는 것 대신 공중 기동력이 뛰어난 101 공수사단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의 대응과 개전시기 이라크 정부는 미국에 공격을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사거리 허용한도를 초과하는 미사일 파괴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생화학 폐기지점에 대한 발굴 작업도 실시할 방침이다. 우에키 히로 유엔 무기사찰단 대변인은 3일 이라크 당국이 11년전 파기했다고 주장해 온 탄저균과 VX 신경가스제의 물량에 관한 보고서를 "약 1주일 내" 유엔에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는 2일 바그다드에서 열린 유엔과 이라크 관리들 간 생·화학무기 관련협의에 뒤이어 나온 것이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과학고문인 아메르 알―사아디는 바그다드 남서쪽 알―아지지야 공군기지를 파해친 결과, 탄저균 등 수 톤의 유독물질로 가득찬 폭탄 157기의 파편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유엔 전문가들은 이 파편들을 검사하는 한편 얼마나 많은 양의 탄저균이 처분돼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샘플들을 묻을 예정이다. 동시에 항전 의지도 다지고 있다. CNN은 2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군 고위 지휘관들로부터 조국 수호를 위한 방어 조치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며 "지휘관들은 특히 시가전 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참호파기, 엄폐물 설치 등 폭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공격시기는 이르면 3월 중순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을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일 "미국은 안보리 지지 없이도 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으며, 영국의 선데이 텔레그래프도 "유엔 안보리가 2차 결의안 표결을 실시한 직후 그 결과에 관계없이 이라크 공격을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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