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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테크 성적표/"돈 굴릴 곳이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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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재테크 성적표/"돈 굴릴 곳이 없네"

입력
200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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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아파트를 산 사람은 그나마 본전은 건진 반면, 주식에 투자한 이들은 평균 10%의 손실을 봤다. 또 국제 금값 상승 추세를 보고 금을 사재기한 이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으며, 채권과 예금에 의존한 투자자도 원금 보전에 만족해야 했다.이처럼 올들어 시중 자금이 크게 늘어났지만 투자자들은 어떤 재테크 상품에서도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증권은 3일 주식·부동산·예금·채권·금 등 주요 투자 수단별로 2월말 기준 연초대비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거의 모든 상품의 재테크 수익률이 저조했다고 밝혔다.

주식 투자의 경우 종합주가지수가 연초보다 9.41%, 코스닥지수는 10.34% 각각 하락해 재테크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간접 투자 상품인 '대신 인덱스 주식투자신탁'도 -6.63%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200과 KOSEF도 각각 9.05%와 9.41%의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최고의 재테크 수단이었던 아파트 역시 올들어 주춤해졌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강남구 대치동·양천구 목동·송파구 잠실동 4곳의 아파트 매매가를 분석한 결과, 중형(43∼45평형)은 평균 0.13% 하락했으며 대형(55∼58평형)도 평균 0.89% 떨어졌다. 소형(24∼27평형)만 평균 1.48%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55평형 아파트는 1월 초 11억7,500만원이던 매매가격이 2월말까지 변동이 없었고, 강서구 가양동 45평(중형)의 경우 1월말보다 3.29%나 하락했다. 양천구 목동 27평 소형만 이 기간 4.55% 올랐다.

저금리 영향으로 은행 예금과 채권 수익률도 낮았다. 연간 금리가 4.4%인 신한은행의 실속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맡겼을 경우 2개월간 이자는 7만1,123원(세전)으로 수익률이 0.71%에 불과했다. 1998년 12월 발행된 국민주택1종 채권(5년 만기)을 연초에 샀다가 2월말에 팔 경우 수익률(세후)도 0.97%였다.

국제 금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관세(3%)와 부가가치세(10%)가 붙는 금 유통 구조 때문에 국내 금값은 1월초 1돈쭝(도매 기준)에 5만4,600원이던 것이 2월 말에는 5만3,000원으로 2.93% 하락했다. 올들어 등락을 거듭한 환율도 달러화 약세와 북한 핵 리스크 증가에 따른 원화약세가 서로 맞물리면서 1월초 달러 당 1,187.80원이던 것이 2월말 1,193.70원으로 달러를 사서 보유했을 때의 수익률이 0.50%에 불과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영익 투자전략 실장은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과 4%대로 떨어진 시중금리, 대외 불확실성 증가에 따른 증시 하락 등으로 수익률 높은 재테크 수단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며 "300조원 넘게 풀린 시중 부동자금의 동향에 따라 2분기 이후 주식·부동산·채권 등 재테크 수단별 수익률 격차가 벌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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