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상도'에서 주인공(이재룡)을 압송하던 포도대장이었다고 설명해도 가물가물하다 (5회에서 화살에 맞아 죽었다고 함). 그러나 요리업계에서 탤런트 정신우(33·사진)는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국내 남성 푸드스타일리스트 1호 기록을 갖고 있는 신세대 요리사이자 음식 칼럼니스트이기 때문이다. 푸드스타일리스트는 맛깔 나는 상차림으로 음식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신종 직업. 그가 케이블·위성 요리전문 채널인 '푸드채널'의 진행자로 나선다. 3월 3일부터 방송하는 '정신우의 요리공작소'(월∼금 낮 12시)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법과 푸드스타일링을 보여준다.정신우는 초등학교 때부터 '가정요리' '오늘의 요리'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동생들을 위해 직접 요리까지 해주곤 했을 정도로 미감(味感)을 타고 났다. 2년전 전문학원에서 푸드스타일링을 배우면서 본격적으로 요리세계에 뛰어 들었고, 프랑스 '꼬르동 블루', 이태리 'i.c.i.f' 프랑스 '모다아트(moda'art)'에서 각각 요리, 와인, 테이블 셋팅 연수까지 받았다.
귀공자 풍의 깔끔한 외모와 달리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상추를 막장에 찍어 먹으면 가장 맛있다"는 토종 입맛의 소유자. 지금까지 국내외 4,000여 곳의 식당에서 소문난 요리를 먹어봤단다. 인터뷰 도중에도 "후라이팬을 닦을 땐 기름분해 효과가 뛰어난 녹차 티백을 사용하면 좋다" "해장 라면을 끓일 때는 콩나물과 달걀 흰자를 넣으면 좋다" 등 음식과 관련한 지식을 줄줄 쏟아낸다.
1994년 드라마 '갈채'로 데뷔한 정신우는 98년 MBC에 공채 27기로 들어가 '마지막 전쟁' '상도' 등에 출연했다. 박솔미 홍은희 송일구 등이 동기생들. "지금은 두 마리 토끼를 좇는 것보다 한 가지를 확실히 잘하는 것이 낫겠지요. 그렇다고 연기를 포기한 건 아니고, 기회가 닿으면 맛깔스러운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앞으로는 우리 전통 먹거리를 외국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그는 "서양 미식가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인도 음식을 차례대로 경험했으니 이제 남은 건 한국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맛있는 요리로 사람들이 더 행복해졌으면 해요. 그리고 전 세계에 방영 중인 '퓨전천국'의 진행자인 중국계 미국인 밍차이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방송을 하고 싶습니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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