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중심이 아닌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길도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었습니다. 이제는 여러분들이 마음의 눈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제15회 '올해의 여성운동상' 공동 수상자로 발표된 이혜경(李惠慶·50·오른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와 이혜란(李惠蘭·43·왼쪽) '오름' 전 대표는 3일 기자회견에서 여성중심 문화에 귀기울여 달라는 얘기로 수상소감을 대신했다.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한국여성단체연합이 매년 3월 여성운동에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권인숙(權仁淑) 플로리다주립대 여성학 교수, 이계경(李啓卿) 전 여성신문사 대표 등이 수상한 바 있다.
이혜경 대표는 1992년 사단법인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를 맡아 '자기만의 방', '아마조네스의 꿈' 등 여성의 시선으로 만들어진 연극을 잇따라 탄생시키면서 여성문화의 선구자로 떠올랐다. 97년 닻을 올려 작년으로 4회를 거친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이혜경 대표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이혜란 전대표는 '거리의 여성문화 전도사'로 불린다. 80년대 한국여성노동자들을 위한 사례극이나 노래테이프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여성운동에 뛰어든 이혜란 전대표는 97년부터 여성예술집단 '오름'을 통해 굿, 노래, 연극 등 장르를 넘나들며 소외 여성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왔다.
이혜경 대표는 "21세기가 여성과 문화의 세기라는 점에서 여성문화는 피할 수 없는 사회의 흐름"이라면서 "수천년 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시각에 대해 진보적 남성들조차도 쉽게 맘을 열지 않는 것이 가장 힘든 점"이라고 말했다.
이혜란 전 대표는 "여성문화인을 위한 복합문화공간 건립이나 여성 문화제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우리의 뜻을 따르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상식은 3월 8일 대학로에서 열리는 '제19회 전국여성대회' 기념식에서 가질 예정이다.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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