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손가락이 아프더니 팔목 어깨 목으로 통증이 올라왔고 눈도 나빠졌고... 하지만 큰 보람을 느낍니다."2001년 전각(篆刻)분야에서 한국 기네스북에 올라 화제가 됐던 청전(淸田) 서용철(徐容哲·48)씨가 6년의 노력 끝에 성경 전문을 옥돌에 새겨 넣는 전각화 작업을 3일 마침내 완성했다.
구약 39권과 신약 27권, 외경 9권 등 성서 75권(약 230만자)을 단 한 글자도 빼놓지 않고 도장만한 크기에서부터 높이가 60㎝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2,580과(顆)의 옥돌에 새겨 넣는 작업에 성공한 것.
서씨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금강경(金剛經) 전문 5,440자를 새긴 1,207과의 옥돌을 전시한 1998년부터. 옥돌 성경은 97년부터 6년간 하루 10시간 이상씩 예리한 소형 끌 등 2∼3개의 도구를 사용해 이뤄낸 대작(大作)이다. 옥돌에 0.5∼1㎝ 크기로 글자를 새기는 일도 어렵지만 더 힘이 드는 것은 돌을 사다가 다듬고 갈고 윤기가 나게 닦아내는 과정.
처음 신약성서를 새겨 넣을 때는 전남 해남에서 원석을 사다가 직접 다듬는 작업을 했지만, 돌 만드는 시간이 만만치 않아 나중에는 가공된 돌을 사다가 전각했다. 돌을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99년 자신의 인천 남동구 구월동 주공아파트를 처분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구월동에 50여평 규모의 전각미술관을 냈다가 적금까지 홀랑 날리고 9개월여만에 문을 닫은 경험도 있다.
그는 요즘 성경에서 특히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골라 돌에 새기는 일과 함께 전시회를 열기 위한 탁본작업을 틈틈이 하고 있다.
서씨는 "인장전각을 기술이 아닌 예술로 평가받는 것이 마땅하다"며 "목판에 새긴 팔만대장경은 보관에 어려움이 있지만 이 작품은 영구보관이 가능해 국보(國寶)가 될 수도 있다"며 환하게 웃었다.
/송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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