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허리 디스크 때문에 청와대 수석회의의 자리배치를 바꾼 것으로 알려져 허리상태의 악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청와대는 3일 대통령이 테이블의 중간에 앉아 회의를 주재하던 자리배치 방식에서 대통령이 테이블의 측면에 앉아 양쪽에 두 줄로 배석한 수석들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문희상(文喜相) 비서실장은 "종전의 좌석배치는 대통령이 회의도중 좌우로 참모진을 둘러봐야 하기 때문에 허리에 무리가 간다는 주치의의 권유에 따라 당분간 좌석배치를 바꾸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청와대 주변에서는 '노 대통령의 허리상태가 좌우를 둘러보기 힘들 정도로 악화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1월30일 서울의 한 개인병원에서 디스크 수술을 받았던 노 대통령은 취임식 직전까지 허리에 복대를 한 채 한복을 입고 다녔다. 병명은 요추간 원반탈출증(허리 디스크 수핵탈출증)으로 디스크가 파열된 상태였다. 증상이 가벼워 1시간여의 간단한 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심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디스크가 비집고 나와 파열돼 수술받지 않았으면 대통령 직무수행에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대통령의 허리상태가 악화한 것은 아니며 주치의가 예방적 차원에서 권고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노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이후 복대를 풀고 양복을 입는 등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양길승(梁吉承) 부속실장은 "수술 경과가 좋고 주치의를 통해 물리치료를 계속 받고 있다"며 "원래 건강한 체질이어서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취임식 이후 며칠동안 하루 15∼20건의 일정을 소화하는 등 강행군한 것이 허리에 다소 무리를 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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