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충격'에 휩싸였다. 1991년 이후 12년 만에 외부인사인 이용섭(李庸燮) 관세청장이 국세청장 후보자로 정해졌기 때문이다.국세청은 8, 9대를 연임한 추경석(秋敬錫) 청장부터 13대 손영래(孫永來) 청장까지 5명 모두가 국세청에서 내부 승진했다. 이번에도 봉태열(奉泰烈) 서울지방국세청장이나 곽진업(郭鎭業) 국세청 차장의 승진이 유력시됐으나, 두 사람간 과도한 경쟁이 오히려 화를 불렀다는 후문이다.
청와대의 한 인사는 "국세청이 양분될 정도로 간접 로비가 심했다"며 "인사후유증을 고려해 새로운 인물을 발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인사는 특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형인 건평(健平)씨의 곽차장 지지 발언 파문이 흐름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 후보는 외부인사라는 국세청 안팎의 우려를 의식한 듯, "세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75∼79년 국세청 사무관으로 5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행시 14회 국세청장 시대가 열림에 따라 대대적인 인사태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곽진업 차장, 장춘(張春) 중부지방국세청장 등 12회와 봉태열 서울지방국세청장, 이재광(李在光) 법인납세국장, 김용표(金容杓) 법무심사국장, 이주석(李柱碩) 조사국장, 정진택(鄭鎭澤) 개인납세국장 등 13회 간부들 중 상당수가 퇴진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세청 내부에선 '넘버2'인 차장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물갈이 폭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로선 이 청장 후보가 전남 함평 출신이기 때문에 지역안배 차원에서 경남 출신인 이주성(李周成·행시 16회) 기획관리관과 경북 출생인 최명해(崔明海·행시 17회) 국제조세관리관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태훈기자 oneway@hk.co.kr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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