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맹여사의 TV보기] KBS2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 극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맹여사의 TV보기] KBS2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 극장"

입력
2003.03.04 00:00
0 0

저녁 9시는 뉴스를 보는 시간이다. 고정관념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9시 뉴스 보는 것을 망설이게 하더니 이제는 아예 포기하게까지 만든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KBS 2TV 다큐 미니시리즈 '인간 극장'(월∼금 오후 8시50분∼9시25분)이다. 왜 그럴까.지난 주에는 '엄마는 출산 중'이 방송되었다. 열번째 아이를 낳은 지금이 출산의 끝이 아니고 앞으로도 출산은 쭈∼욱 '진행 중'일 것임을 암시하는 제목이 시선을 끈다.

좁은 집에서 아이들 아홉을 기르면서 또 배가 남산만큼 불러있는 엄마를 처음 보았을 때 화가 났다. 애만 낳다가 인생을 마감할 건가. 또 아이들은 무언가. 부모는 자신의 의지로 아이를 자꾸 낳는다고 쳐도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한창 감수성이 예민할 사춘기 소녀가, 또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기가 동생들에 치여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것, 이것은 부모의 이기심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닷새 동안 방송을 보면서 이런 선입견이 조금씩 없어졌다. 새로 태어난 아기를 보면서 생명의 탄생에 기쁨을 느끼는 엄마의 모습, 건강하고 밝게 자란 아이들의 환한 표정, 없는 살림이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의 노력을 보며 이기심만으로 아이를 낳는 것이리라는, 또 그 아이들이 불쌍하다는 생각들을 잠재울 수 있었다.

우리는 보통 나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거리감과 선입견을 갖는다. '왜 저러지, 저렇게 살고 싶을까? 저렇게 살면서도 사는 보람이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다. 겉모습을 보고 타인을 판단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생각들이다.

이런 생각으로 쉽사리 재단했던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삶을 들여다 보다 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져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잔잔한 감동을 받기까지 한다. 나와 다른 사람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인간 극장'의 장점이다.

겉모습과 선입견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앞에 있는 그 사람 자체로 인정하고 이해하는 힘, 이것이 바로 뉴스 시간에도 '인간 극장'에 채널을 고정시키게 만드는 힘이다.

● 맹여사는 누구

매주 화요일 '맹여사의 TV보기'를 연재하는 맹숙영(41·사진)씨는 중3 딸과 초6 아들을 둔 주부이자 10년 경력의 베테랑 방송 모니터. '맹여사의 홈페이지'(www.goodmonitor.pe.kr)는 방송 모니터들의 사랑방으로 유명하다.

이화여대 국문과 출신으로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1993년 "단조로운 일상에 변화를 주고 싶어서" 서울 YMCA '좋은 방송을 위한 시청자 모임'에 드나들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일이 됐다. 10년간 KBS SBS 등 방송사 전문모니터로 활동했고 최근에는 시민단체와 문화센터의 주부 대상 방송모니터 강좌를 맡아 'TV보기' 노하우를 전하는 등 정상의 방송모니터로 통한다.

맹씨는 "프로그램에 대한 따끔한 비평과 함께 좋은 프로그램에 대한 따뜻한 칭찬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