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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사고잘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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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사고잘날 없다"

입력
2003.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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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기가 겁난다.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의 악몽이 시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과 부산 등 지하철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라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지하철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혀내고, 각종 시설과 전동차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안전관리를 실시,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하루 사이 사고 3건이나 발생

3일 오전 7시10분께 서울도시철도공사 소속 지하철 5호선 상일동행 5029호 전동차가 개화산역을 출발, 20m 가량 진행하다 비상제동이 걸리면서 멈춰 섰다. 사고로 양 방향 전동차 운행이 15분여 동안 중단됐고, 사고 전동차에 갇힌 출근길 승객 200여명이 불안에 떨어야 했다. 또 지연 운행으로 인해 후속 전동차마다 승객들이 몰려들어 전동차가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러나 공사측은 전압 불안으로 전동차내 조종석에 있는 내부제어 컴퓨터의 전자장치에 이상이 생겨 급제동이 걸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지하철 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공포감을 반영하듯 이날 오전 9시38분께는 서울지하철공사 소속 지하철 3호선 학여울역에서 정차 중이던 수서행 3099호 전동차 뒷부분에서 연기가 치솟자 승객 100여명이 불이 난 것으로 오인, 승강장으로 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공사측은 "역 직원이 즉시 진화해 연기는 금세 사라졌다"며 "기계적 결함은 없었으며, 승객이 버린 담배꽁초에서 연기가 좀 났던 것 같다"고 밝혔다.

화재나 안전사고가 발생했는데도 후속 전동차에 연락이 제대로 안돼 참사로 이어질 뻔한 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2일 오후 11시20분께 부산지하철 2호선 서면역 역내 배전반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전동차가 화재 사실을 모른 채 그대로 역내로 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상황은 서면역 역무원들이 폐쇄회로TV로 화재사실을 발견, 진화 작업을 하면서 운전사령실에 보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서울지하철 2호선 봉천역 구내에서 전동차 고장사고가 났으나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아 후속 전동차가 신림역과 봉천역 사이 지하선로에 멈춰 서 승객들이 40여분간 공포에 떨기도 했다.

사고날때만 형식적 점검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10분 이상 전동차 운행이 지연된 운전 장애는 서울지하철공사가 관리하는 1∼4호선에서 10건, 도시철도공사의 5∼8호선 7건 등 모두 17건이었다. 그러나 서울지하철에서는 올 들어서만 벌써 5건의 사고가 발생했고, 이중 4건은 대구지하철 방화 참사 이후 각종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교통문화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들은 "지하철 당국이 대구지하철과 같은 사고가 날 때만 형식적인 점검을 하고 평소엔 웬만한 사고도 사소하게 간주해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며 "전국 지하철 시스템과 전동차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하철 사고가 잇따르자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이날 "최근 잇따른 지하철 사고는 지하철공사 사장과 중역 등이 사고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사고가 계속 발생하면 계약이나 임기에 상관 없이 반드시 사장과 중역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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