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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홍보 "네티즌 앞으로"

입력
2003.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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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홍보팀을 중심으로 인터넷 대응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홍보팀 산하에 하루종일 각종 인터넷 게시판만 살펴보는 인터넷 담당자를 신설하는가 하면, 인터넷 매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삼성은 최근 구조조정본부 산하 홍보팀에 자사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웹 마스터와 별도로 임원 1명과 대리급 직원 1명 등으로 구성된 '인터넷 홍보팀'을 구성해 인터넷 매체 등 인터넷 여론을 주시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도 인터넷에 게재되는 자사 관련 정보를 꼼꼼하게 모니터하고 잘못된 내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LG도 각 계열사별로 인터넷 홍보를 체계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기업들이 이처럼 인터넷 홍보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인터넷이 기업 활동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

또 인터넷을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해 인터넷 사용이 생활화한 신세대들에게 자사의 좋은 이미지를 심고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겠다는 복안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김조근 홍보팀장(이사)은 "오랫동안 홍보업무를 해왔지만, 인터넷 시대를 맞아 기업홍보도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다"면서 "이제 인터넷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관련업계 등에 매주 전자우편으로 '주간 항공정보'를 보냈던 대한항공은 수신대상을 대폭 확대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홍보팀 산하에 인터넷 담당자를 새로 두기로 했다. 기업 홍보 관계자들은 특히 검찰 수사에 휘말린 SK 사태도 지난해말 한 인터넷 매체에서 처음 문제를 제기했을 때 홍보팀이 초기 대응을 잘못해 화를 불렀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순식간에 전파되는 인터넷 매체의 속성을 파악하지 못하고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결국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 사이트가 워낙 많고 최근 인터넷 매체도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어 기존의 인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인터넷 여론에 섣부르게 대응했다가 오히려 더 큰 반발을 부를 수도 있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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