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으나 만년에 변변한 제자 하나 없어 대물림한 소리를 전하지 못하는 불운한 예인들. 진도 단골(무당)의 마지막 뼈대로 알려진 채정례(78·사진), 중고제의 심화영(90), 동서편의 명창 한승호(80), 가무악의 달인 김수악(77), 통영 시나위 피리잡이 정영만(47)씨 등의 모습과 소리가 5부작 음악 다큐멘터리 '소리'에 담겨 3월5∼7일, 13·14일 밤 12시 KBS 1TV에서 방영된다.KBS 국악전문 사내기업인 굿모닝코리아(대표 프로듀서 최공섭)제작으로 1편은 '죽은 자를 위한 산 자의 어머니, 채정례'(5일). 진도 삼례(조공례 김대례 채정례) 중 두 사람이 소리를 잃어 유일한 진도 소리꾼으로 남은 그가 곰삭은 수리성으로 펼치는 제석굿은 일품이다. 2편(6일)에서는 범접하기 어려운 득음의 경지에 이르고서도 쉽고 편한 소리만 찾는 세태 속에서 잊혀져 가는 명창 한승호를 찾는다. 1910년대 장안사의 간판 스타였던 소리꾼 심정순의 딸 심화영씨(7일), 열 살에 진주 권번에서 명인들에게 판소리, 가야금, 아쟁, 승무, 소고무, 굿거리춤을 연마한 김수악씨(13일), 집안 대대로 내려온 무업(巫業)을 접고 전전하다가 결국 굿판으로 돌아 온 정영만씨(14일)의 소리 세계를 담았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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