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참 아햏햏하구료.""아햏햏이 무슨 뜻이죠?"
"아니 아직도 그걸 모르는 사람이 있단 말이오? 요즘 세상에 그러다간 방법당하는 수 있소."
어느 인터넷 게시물에 대한 댓글의 일부다. 여기서 아햏햏 '방법당하다'는 모두 인터넷 디지털카메라 동호회인 '디씨인사이드'(www.dcinside.com)에서 만들어진 신조어다. 은 무언가 형언하기 어려운 상황을 표현하는 감탄사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외에도 디씨인사이드에서는 '방법하다' '무뇌충' '개죽이' 등 새로운 단어들이 나날이 만들어지고 있다. 새로운 디씨어들도 다른 사이트의 게시판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어, 뜻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단어가 들어간 문장은 소외감을 느끼게 한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초햏자(초보 수행자)를 위한 지침서'를 입수, 이를 바탕으로 널리 쓰이는 디씨어의 뜻을 정리해 보았다.
햏 관련어
햏자 는 아햏햏을 수행하는 사람을 뜻한다. 수행이란 햏자가 되어 득햏을 위해 수련하는 것. 어느 정도의 경지에 오른 자는 자신을 '본좌'라고 표현한다. 는 주로 '하오체'를 사용하는데 이는 의 길을 걷고자 하는 상대방을 배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독특한 동사
씨어에는 '쌔우다' '방법하다' 같은 이상한 동사들이 많다. '쌔우다'는 '하다'로 바꾸면 큰 무리가 없으나, 대상을 '∼하게 하다'라는 식으로 주로 쓰인다. 특히 댓글을 달거나 경고문을 붙일 때 '리플을 쌔우다' '경고문을 쌔우다'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방법하다'는 위협하다, 혼내주다의 의미로 '방법당한다'는 누군가에게 크게 혼날 테니 주의하라는 뜻이다. '압박하다'의 경우 원래 뜻과 비슷하지만 좀더 강한 의미로 쓰인다.
인물
디씨의 햏자들은 인물에 대한 평가도 독특한데, 특히 관심 있는 인물에는 별명을 붙여주곤 한다. 댄스그룹에 있다가 최근 솔로로 전향한 인기 가수 문모씨의 경우 '록'을 하겠다는 그의 결심에 분노한 햏자들이 발음의 유사성을 들어 '무뇌충(無腦蟲)'이란 별명을 붙여버렸다. '소피티아'도 인기 있는(?) 인물. 게임 주인공인 소피티아 캐릭터를 코스프레(인기 캐릭터의 복장을 흉내내는 것)한 일본 여성의 사진이 엽기 게시판에 올라오면서 (반어적으로) '미모의 여성'을 뜻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동물
씨인사이드가 본래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고 소감을 쓰는 곳인 만큼, 독특한 포즈의 동물 사진이 올라오면 화제가 된다. 별명까지 붙여진 동물도 있는데 가장 유명한 것이 '개벽이'와 '개죽이'다. 시도 때도 없이 얼굴을 내밀거나 전혀 불가능한 일을 해 내는 개를 개벽이 또는 개죽이라 부른다. 개죽이는 개벽이의 라이벌이라고 한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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