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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새들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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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단]새들의 집

입력
2003.03.03 00:00
0 0

새들의 집/이 원

허공의 벼랑마다 새 눈을 틔우고 있는

나무에는 집이 두 채

지붕과 창이 없는

전광판과 하늘을 가리지 않는 집이 두 채

집과 집 사이에는

한낮에도 몸이 지워지지 않는 낮달이 하나

방금 깎아버린 손톱 같은

낮달이 하나

땅에는 길 아닌 곳에서

서로에게 녹아내린 다리를 보여주고 있는

새가 두 마리

● 시인의 말

새들은 도시의 나무에도 집을 짓는다. 그 집은 끊긴 길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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