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3월부터 시행하는 학교행정정보화시스템(NEIS)이 '불법'의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있다. 학생, 학부모의 동의 없이 방대한 개인정보를 인터넷상에 장시간 보관하는 NEIS가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의 동의가 있거나, 다른 법률에서 명시한 경우에만 정보수집이 가능하도록 했다.전교조는 28일 "NEIS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어떤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다"며 "교육부가 근거로 들고 있는 초·중등교육법 25조에도 이처럼 방대한 항목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불법논란은 전교조 지도부 뿐 아니라 일선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경기 K초등학교 정보담당교사 윤모(34)씨는 "이름과 주민번호만 입력하는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더라도 동의가 필요한데, 학부모와 학생 허락도 없이 이렇게 많은 정보를 입력해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교육부는 NEIS 신상정보를 학생 5가지, 학부모 3가지로 줄였다고 말하지만 교사들은 "생활기록부, 건강기록부를 모두 넣고 있다"고 말한다. 생활기록부에는 성적, 출결사항 등이, 건강기록부에는 전염병, 접종사항, 혈액·소변검사 등이 기재된다. 전교조 NEIS투쟁본부 책임연구원 김진철(金晉哲)교사는 "교육부 주장은 생활·학생기록부의 세부사항을 무시한 것"이라며 "그것만도 엄청난 개인정보"라고 말했다.
학부모, 학생의 동의 여부는 더욱 논란 소지가 크다. 교육부는 "모든 학부모를 대상으로 동의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개발단계에서 교사 1,800여명의 의견을 들었고 지난해 9월부터 학부모를 대상으로 정책설명을 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NEIS가 뭔지도 모르는 학부모가 대부분. 전교조가 2월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학부모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NEIS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응답이 67.5%에 달했다.
전교조 송원재(宋源宰) 대변인은 "NEIS는 정보인권 보호 국제기준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이드라인에도 명백히 위반되며,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반대서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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