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정부의 출범에 대한 외신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27일자부터 '한국의 구조조정(Restructuring South Korea)' 특집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시리즈는 노무현 정부의 출범을 계기로 한국 경제의 도전과 응전을 다룰 예정이다.이 신문은 '거인과 맞서기 위해 장비를 교체하다(Changing Gear To Take On A Giant)'는 제목으로 시리즈 첫 회를 실었다. 경제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의 도전에 맞서 한국 경제, 특히 화학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어 28일자에 '한국의 재정 부문에 대한 해외의 영향력이 증가한다'는 내용의 시리즈 2회를 게재한다. 다음은 기사 발췌 및 요약.
지난해 중국 국영석유회사를 방문했던 LG화학은 중국 석유화학 산업의 빠른 성장을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중국이 한국을 추월하고 있는 현상은 비단 화학 부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은 모두 낮은 인건비로 무장한 중국에 위협받고 있다. 해결책은 높은 품질과 기술력 뿐이지만 이런 이점마저 잃게 되면 제조업의 미래는 암울하다. 개혁 성향의 노무현 정부는 제조업과 수출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줄이고 기술, 과학,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려 한다.
LG화학이 1997년 이후 추진해온 비핵심 부문의 분사, 첨단 기술분야 육성, 공장 중국 이전 등 공격적인 구조조정은 중국의 도전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한국 제조업의 몸부림을 보여 준다. 특히 기업분할로 화학전문 기업이 된 LG화학의 경영은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는 재벌 중심의 한국 기업들에 시사점을 던져 준다.
한국 경제의 다른 문제는 경직된 노동시장과 인건비 증가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제조업 분야에서 서둘러 첨단기술 영역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존 분야의 매출이 압도적인 탓에 기존 분야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 한계다.
이에 따라 생산 기지를 중국으로 옮기는 것이 대안으로 떠오른다. 중국은 낮은 인건비뿐 아니라 거대한 시장이라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분석가들은 한국 제조업이 결국 대부분의 상품을 중국에서 생산해 중국 시장에 팔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는 과거 저비용 수출형에서 선진 지식기반 경제로 발전해가는 한국 경제의 자연스런 모습이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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