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자오량 지음·윤영도 최은영 옮김 휴머니스트 발행·2만원"시선을 더 높이, 더 멀리 해야 한다. …결국, 우리는 사회주의 중국을 인간 낙원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과학기술원의 전 주석 천쉐선(錢學森)은 1994년 11월 중국의 석학인 경제지리학자 후자오량(胡兆量·70)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런 간곡한 부탁과 함께 중국 개조 프로젝트를 의뢰했다. 후자오량은 경제학, 지리학, 역사학 등의 분야에서 베이징대 연구진 20여 명을 모았다. 그리고 4년 간의 연구 끝에 1998년 '차이나 프로젝트'가 출판됐다.
후자오량은 "중국의 현재를 실사(實査)하고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를 목표로, 특히 차세대 중국의 리더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 할 것인지를 밝히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중국 전역의 대학과 대학원에서 필수교재가 된 이 책은 경제를 중심으로 중국의 오늘을 샅샅이 점검하고 미래의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경제발전의 속도, 사회·경제의 지역적 차이, 도시문제, 지속 발전 가능성을 10개 장으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중국 관련서는 이미 숱하게 나와 있다. 1980년대에는 '중국의 붉은 별'로 대표되는 중국 혁명사류와 마오쩌둥(毛澤東) 등 혁명가 탐구서가 나왔고, 90년대 들어서는 한중 수교를 계기로 중국 체험기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들 체험기는 '장님 코끼리 만지기' 식이 많았다. '차이나 프로젝트'는 중국 학자들이 직접 연구해서 정리한 체계적이고 방대한 책이라는 점에서 기존 중국 관련서의 부분적이거나 피상적인 이해를 뛰어넘는다.
책의 중심은 경제다. 그러나 그 바탕은 인문지리다.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 역사를 되새김질하고 고전을 인용한다. 예컨대 옛날 촉 나라가 자리잡았던 중국 서부 쓰촨 지방의 현안과 발전전략을 다룬 장은 "촉으로 난 길은 푸른 하늘로 오르는 길보다 험하구나"라는 이백의 시 '험난한 촉나라 길'을 인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문화자원과 전통이 경제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고 있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중국의 문학과 철학,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과 서책, 세계사와 현재 다양한 나라의 인물들의 인식과 경험도 두루 소개한다. 따라서 이 책은 인문지리에 기초한 중국의 문학 철학 역사의 집대성으로도 볼 수 있다.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출판사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후자오량은 중국의 발전전략과 세계화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국내외 평화, 국내정치 안정, 지속적인 개혁을 꼽았다. 급격한 경제개발에 따른 환경문제와 지역간 격차도 주요 현안으로 지적했다. 윤영도 최은영 옮김.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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